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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주치의의 스포츠 이야기] 조현우·김승규 GK 전쟁... 김병지·이운재의 데자뷔

기사등록 : 2019-04-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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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박사가 직접 쓰는 스포츠 이야기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김현철 박사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당시 대표팀 주치의였습니다. 그가 지켜본 생생한 경험을 함께 나눕니다.

조현우 국가 대표팀 골키퍼. [사진= 대한축구협회]
김승규 국가 대표팀 골키퍼. [사진= 대한축구협회]


축구 국가대표팀 주전 골키퍼 경쟁이 치열하다. 조현우와 김승규가 주인공이다.
난형난제, 호각지세, 막상막하, 호각지세… 그 어떤 사자성어를 갖다 붙여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팽팽한 경쟁이다.

전문가들은 발기술은 김승규가 좋고, 슈팅을 막아내는 감각은 조현우가 한 수 위라는 분석하고 있다. 일반 팬까지 누가 더 낫느냐를 두고 설왕설래한다. 이천수는 “조현우가 아무리 잘해도 벤투 감독은 다음 경기에 김승규를 기용할 것”이라며 벤투 감독의 선수 기용 방식을 꼬집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나에겐 이 같은 골키퍼의 무한 경쟁이 낯선 일이 아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김병지와 이운재도 한 치의 양보없는 경쟁을 벌였다. 경쟁이 치열하던 와중에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

2002년 월드컵 축구 대표팀 수문장 이운재. [사진= 대한축구협회]
이운재와 골키퍼 경쟁을 벌였던 김병지. [사진= 대한축구협회]

하루는 선수들을 모아놓고 간단한 내용을 공지했다. 경기나 훈련 중에 물, 이온음료를 마실 때 ‘벌컥벌컥’ 마시지 말고, ‘홀짝홀짝’마시라는 내용이었다.

모두 지쳐있던 때였는데, 김병지가 앞장 서서 ‘벌컥벌컥’ 마시는 것과 ‘홀짝홀짝’ 마시는 것의 차이를 직접 시범을 보여 선수단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후배인 이운재와 경쟁이 만만치 않아 신경이 예민할 수도 있었지만 넉넉한 여유를 보인 김병지가 달라보였다.

월드컵 주전 경쟁에서는 이운재가 이겼다. 김병지는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김병지는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얼굴을 찌푸린 일이 없다.

그러나 축구는 월드컵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남이야 뭐라든, 난 어떤 면에서 진정한 승자는 스스로를 이겨낸 김병지라고 생각한다.

조현우와 김승규도 김병지와 이운재처럼 멋진 경쟁을 통해 모두 승자가 되길 바란다. 남이야 뭐라든! / 하남 유나이티드병원장

           

히딩크 감독의 요청으로 선발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 제1호 상임 주치의. 2006년과 2010년 월드컵도 동행했다. 지금도 ‘아시아 스포츠 재활의 중심 병원’을 만들기 위한 도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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