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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獨 전 외무 “北 핵무기 신속 파기 안할 듯..점진적 방식 필요”

기사등록 : 2019-04-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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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전 장관, 獨 매체와 인터뷰 “北, 리비아,이란,독일 사례 목격"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전 외무장관은 “북한 정권의 지도부가 현재 핵무기라는 생명 보험을 신속하게 파기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핵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불신은 빠른 시기에 해소되기 힘들다면서 점진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가브리엘 전 장관은 4일(현지시간) 독일 타게스슈피겔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핵무기 개발은 북한 공산당 엘리트들에게 외부로부터의 정권교체 시도에 대항할 수 있는 생명보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가브리엘 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나선 것은 용기 있고 이 시점에서 옳은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적인 비핵화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북 제재 해제라는 엇갈린 기대를 갖고 만난 것이 회담의 실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전 외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가브리엘 전 장관은 또 “(북한을 둘러싼) 불신은 70년 이상 지속된 것”이라면서 “그것을 신속하게 극복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의 60년대와 70년대 화해 정책은 큰 발걸음이 가능하기 이전에 많은 작은 발걸음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가브리엘 장관은 미국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전면적인 비핵화 방식과 관련, “북한은 리비아가 핵무기 이양 후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것을 보았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핵 합의에서 탈퇴한 이란의 사례도 보았다”며 북한이 이를 쉽게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독일 통일 과정에서 동독 공산당 엘리트 집단이 완전히 해체됐다는 점에서 독일 통일을 경계해야 할 사례로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브리엘 장관은 이밖에 북한 방문 소감과 관련, 모던한 공항과 평양의 현대적 스카이라인을 언급하면서 "보통 인구 수백만 명의 도시를 생각하면 거리와 광장의 활기찬 움직임을 기대하게 되지만 그런 분위기는 감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수도 평양과 시골 지역은 극적인 차이가 났다”면서 “도시의 경계선에서 수백 미터 벗어난 시골 마을에선 사람들이 단순한 농기구와 손으로 직접 땅을 일구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제재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단순히 제재가 해제된다고 해서 북한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가브리엘 전 장관은 방북 중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만났으며 그를 통해 자신의 고향인 고슬라시에 관한 책과 백남준의 작품이 포함된 고슬라시 현대 예술상 수상 작가들에 관한 책을 김 위원장에게 선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가브리엘 전 장관은 자신의 이번 방북이 독일 정부와 관련없는 ‘사적인 방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 총리실 고위 간부를 지낸 볼프강 노박으로부터 북한에 방문할 의사에 대해 문의를 받았고 한국의 정범구 주독일 대사도 자신의 방북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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