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고성군 등 강원도 일대 지역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로 상당 규모의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이번 산불은 강풍으로 급속히 확산했다는 점에서 작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를 덮친 산불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일 소방·산림당국에 따르면 전날 고성 토성면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면적은 이날 오전 현재까지 고성산불 250헥타르(㏊), 강릉산불 110㏊, 인제산불 25㏊ 등 38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의도 면적(290㏊)을 크게 넘어섰다. 축구장 면적(7140㎡)의 539배에 달하는 셈이다.
[속초=뉴스핌] 이형석 기자 = 지난 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 시내까지 번지고 있다. 5일 새벽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인근의 주택에 불이 붙어 있다. 2019.04.05. leehs@newspim.com |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 재난사상 최대 인명피해(85명 사망)를 낸 대형 산불 '캠프파이어'의 전소면적은 6만2053ha다. 현재 강원 산불 피해지역의 160배다.
이번 강원 산불은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번졌다는 점에서 캘리포니아 산불 확산 원인과 비슷해 보인다. 기상청이 전날 오후 강풍 경보를 내리자 고성군에는 초속 20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고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인제군, 속초시, 강릉 옥계, 동해로까지 번졌다. 이날 오전 고성의 경우 풍속이 초속 약 7m 대로 약해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구관측시스템 및 정보 시스템(EOSDIS)을 통해 얻은 11월 26일자 캘리포니아주 테라(Terra) 위성 사진. 캠프파이어 화재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파라다이스 인근에는 빨갛게 전소됐다. 피해 면적은 약 시카고 시 규모. [사진= NASA] |
지난해 11월 8일 캘리포니아 북부 뷰트 카운티에서 발생한 캠프파이어도 초속 22~25m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 강력한 계절풍 '샌타애나(Santa Ana)'가 강풍의 원인이 됐다. 당시 바람의 최고 초속은 약 28~36m에 이르기도 했다. 강원도는 캘리포니아가 위치한 미국 서부 지역과 마찬가지로 '동고서저'의 지형을 갖고 있기도하다.
현재까지 강원도 산불로 인한 종합적인 재산 피해 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캘리포니아 캠프파이어의 경우에는 전소된 주택이 1만4000채에 이르렀다. 또 재산보험, 화재보험 등 청구된 보험금액은 84억달러(약 9조5000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강원도 고성, 속초, 강릉, 동해시 인제 일원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지역주민에 대해서는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마련, 재해구호물품 지급 등 긴급생활안정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사상자에 대해선 장례지원, 치료지원 및 재난심리지원서비스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캠프파이어가 발생한지 하루 만인 작년 11월 9일 캘리포니아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캠프파이어 산불을 100% 진압하는 데에는 화재 발생일로부터 17일이 걸렸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뷰트 카운티 파라다이스에 위치한 건물이 화염에 휩싸였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재난 사상 최악의 산불 '캠프파이어' 피해자들을 위한 나눔 장터가 18일(현지시각) 치코에서 열렸다. 시민들이 기증된 옷가지를 둘러보고 있다. 2018.11.18.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