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케이뱅크가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에 크게 뒤쳐진 상황에 토스·키움뱅크 등 새로운 경쟁자까지 출사표를 던지고 나서자 부랴부랴 '뒷북 대응'에 나선 것. 하지만 케이뱅크의 무리수에 금융권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서울 광화문 더트윈타워에 위치한 케이뱅크.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출범 2주년을 맞은 케이뱅크는 최근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GS25 편의점과 우리은행 등에서만 제공되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면제 정책을 올해 1월부터 전 은행권으로 확장했다.
또한 100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한 대주주 KT와 연계해 혜택을 대폭 강화한 'KT x 케이뱅크 체크카드'와 50만원까지 무이자 혜택 대출이 결합한 간편결제 시스템 '케뱅페이' 등을 잇따라 시장에 선보였다.
케이뱅크의 공격적 영업 전략에는 '고객 저변 확대'라는 목적이 있다.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의 격차가 날로 커저가는 가운데 '키움증권'과 '토스'를 앞세운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제3인터넷은행에 도전장을 던지며 고객 확보가 시급하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
3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약 100만명 수준이다.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가 약 900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9분의 1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국내주식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키움증권 주도의 키움뱅크와 1000만명의 가입자를 둔 토스의 토스뱅크가 출범할 경우 케이뱅크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는 최근 고객 확보를 위해 '강수'를 뒀다. 바로 고객에게 '현금'을 직접 제공하는 '친구추천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4월 한 달간 추천인과 추천을 통해 가입한 신규고객 모두에게 현금 보상을 제공하는데 해당 이벤트로 추천인은 최대 5만원까지 현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고객유치를 위해 현금까지 지불하는 해당 마케팅 방식을 두고 금융권에선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1금융권인 은행에서 고객에게 마치 '피라미드 조직'에서나 있을 법한 소개비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옛날 카드 모집인들이 카드를 발급할 경우 제공하던 불법 페이백이 연상된다"며 "고객을 소개할 경우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 현금을 직접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해당 이벤트로 고객을 대거 유치한다고 해도 사실상 '깡통계좌'만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것이란 지적도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출범 초기 호기심에 인터넷은행에 가입한 고객들로 인해 인터넷은행의 깡통계좌 비율이 높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단순히 고객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는 우량 고객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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