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 직장인 김씨(34세)는 낮 시간에 회사에 있기 때문에 택배를 받기 힘들다. 때문에 평일에 택배 물건을 받는 것이 부담스럽다. 김씨는 필요한 것이 있으면 목요일이나 금요일 즈음 주문해 토요일 오전에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편의점 수령이 가능한 곳으로 선택적으로 배송을 요청하는 편이다.
# 주부 이씨(29세)는 택배 보낼 일이 있어도 좀처럼 외출이 쉽지 않다. 4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어서다. 택배를 보내려면 아이를 업고 물건을 챙겨서 나가야 하는 일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어서 사실상 택배 보내는 일을 전적으로 남편에게 부탁하고 있는 상황이다.
편의점이 ‘반값· 홈 택배’ 등 특화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편의점 간 택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CU는 집 앞까지 찾아가는 ‘편리함’을, GS25는 ‘반값’이라는 특징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해 말 선보인 ‘홈택배’ 최근 이용객이 지난해 12월 대비 무려 3배(212.7%) 이상 급증했다. 일평균 이용 건수 역시 도입 초기 대비 약 2.5배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 추세다.
서비스를 선보인지 2주 지난 GS25의 ‘반값택배’도 목표보다 이용객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GS25 관계자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목표치를 웃도는 수치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CU의 홈택배 접수 화면 [자료=CU포스트 홈페이지] |
편의점 택배 물량은 현재 1일 10만건으로 전체 물량(하루 1000만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 정도로 많지 않다. 이중 CU와 GS25가 각각 4만여건, 세븐일레븐이 절반 수준인 2만건을 담당한다. GS25는 지난 한해 1305만건의 택배를 접수받았다.
업계에선 개인 고객을 필두로 전체 물량의 상당 부분이 특화 택배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접 수령하지 못하거나 직접 부치지 못하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서다. 실제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3만 여곳을 넘는다. 이용자들의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실생활과 밀접해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내다봤다.
우선 먼저 선보인 CU의 ‘홈택배’는 고객이 있는 곳으로 물건을 수거하는 방식이다. 인터넷으로 택배 수거를 신청하면 물건을 찾아가고 접수까지 대행한다. 편의점에 직접 가지 않아도 원스톱으로 택배 접수가 가능하다. 신청 당일을 포함해 3일까지 접수 할 수 있으며 수거 시간은 9시부터 17시까지다. 최대 20kg까지 접수할 수 있다. 편리한 대신 일반 택배보다 가격이 비싼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택배비는 4000~6500원선.
GS25의 ‘반값택배’는 1600~2100원으로 ‘홈택배’ 대비 가격이 3분의 1수준이다. 고객이 편의점에 방문해 접수해야 하고, 받는 고객 역시 편의점을 방문해 찾아가는 방식이다. 최대 10kg까지 접수가 가능하며 수령까지 4일 가량 소요된다.
반값 택배로 물건이 배송되는 실시간 이용화면. 화면에 따르면 접수부터 배송까지 약 4일이 소요된다. [자료=CV에스넷 홈페이지] |
일각에선 GS25의 값싼(반값) 택배를 이용하려면 두 번 이상 편의점을 이용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집객에 따른 낙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홈택배는 가격이 높은 편이고, 반값택배는 수거와 수령이 번거롭다는 측면에서 이용자들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반값택배를 이용하는 경우 고객들이 최소 두 번은 편의점을 들러 이 과정에서 제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했다.
다만 편의점 택배수요가 개인고객에서 나아가 법인 고객으로의 확산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법인 고객의 경우 수거와 수령이 용이해야 하고 배송까지 빠른 속도가 요구돼서다.
한편 CU는 GS25의 반값택배와 같은 프로세스의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 CU관계자는 “아직까지 점포에서 픽업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방향성이 맞다는 판단이 서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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