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5선 여부를 결정지을 이스라엘 총선거(총선)가 9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국의 투표소는 이날 오전 7시(한국시간 9일 오후 1시)에 개소됐으며 같은 날 오후 10시(10일 오전 4시)에 문을 닫을 예정이다.
의회 의석 120석을 놓고 투표가 벌어지는 이번 선거에서 승자는 즉각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 총선에서 단 한번도 단독 과반을 확보한 정당이 전무했던 만큼 선거가 끝나고 수일 혹은 수주 동안 정당간 연정을 구성하는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은 집권 리쿠드당의 대표이자 현 총리인 네타냐후가 5선에 성공할지다. 5선에 성공하게 되면 역대 최장기 지도자 다비드 벤구리온을 넘어 최장기 총리로 등극하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로이터 뉴스핌] |
네타냐후 총리는 13년 동안 이스라엘 지도자로 활동한 노련한 정치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 리쿠드당을 총선 승리로 이끌었고,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다.
1999년 총선 패배 후 잠시 정계를 떠났다가 2005년 정치에 복귀했다. 2009년 총선에서 제2당이 된 리쿠드당과 제3당의 연대를 통해 두 번째 총리직에 올랐다.
강경 보수파 정치인으로 통하는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이스라엘인들 사이에서 '비비(Bibi)'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다만 최근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타격을 입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어떠한 혐의도 부인하고 있다.
지난달 말 이스라엘 검찰은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배임·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길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에 맞서는 인물은 중도정당연합 청백(Blue and White)당 대표의 베니 간츠다. 리쿠드당과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인 간츠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간츠 대표는 자신을 종교와 민족적으로 분열된 이스라엘 사회를 치유하고 해외의 진보적인 유대인들과의 관계를 개선할 인물로 내세우고 있다.
리쿠드당은 성명을 통해 이번 총선을 "네타냐후 하에서의 강력한 우파 정권과 간츠 하에서의 나약한 좌파 정부 사이의 선택"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간츠 청백당 대표는 "네타냐후는 메시아도, 대체할 수 없는 전설도 아니다"며 "이스라엘 사람들은 다른 것을 갈망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유권자들은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후보가 외교·안보와 경제 부문에서 커다란 노선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어 후보들의 성격 등에 초점을 맞춰 표를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을 바로 앞두고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합병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등 극우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 다잡기에 나섰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 과시도 빼놓지 않았다.
뇌물수수·배임·사기 혐의를 받는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이 언론 편향과 과잉 사법에 의해 희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에 관한 책을 저술한 바 있는 영국 출신 저널리스트 겸 정치평론가인 안셸 페퍼는 "이번 선거는의 핵심은 네타냐후가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지 여부"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모두 공개적으로 연정 가능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일부 분석가는 양측이 미국의 '중동평화' 계획을 함께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다면, 두 후보가 연정을 재고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친(親)유대인 공화당 의원들에게 이스라엘 총선과 관련, "접전이 벌어질 것 같다"면서 "두 사람 모두 좋다"고 말했다.
전직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의 베니 간츠가 연례 뮌헨안보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9.02.17.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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