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국제통화기금(IMF)이 신흥국 금융시장과 글로벌 전반의 위험자산의 투자 리스크를 경고하는 의견을 제시해 주목된다.
해당 자산에서 갑작스러운 유동성 엑소더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재점화되거나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될 경우 신흥국과 그 밖에 위험자산이 커다란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건물. 오는 12일(현지시간) 이곳에서 2019 국제통화기금(IMF) / 세계은행(WB) 춘계 회의가 열린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일(현지시각) IMF는 세계은행(WB)과 미국 워싱턴D.C.에서 정기 총회를 앞두고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글로벌 전반의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상승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IMF는 “투자 심리가 급작스럽게 냉각되면서 금융시장 여건이 과격하게 악화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경제 펀더멘털이 취약하고, 정책적 대응 수단이 제한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이로 인한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은 전날 IMF가 올해 전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를 종전 3.5%에서 3.3%로 낮춰 잡은 데 이어 제시된 것이다.
IMF는 특히 대규모 기업 부채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들어냈다. 구조적으로 중요한 국가들 가운데 기업 부문 리스크가 상승한 지역이 70%에 달한다는 지적이다.
기업 신용 사이클이 정점에 달했고, 실물경기가 큰 폭으로 꺾이는 한편 금융시장 유동성이 위축될 경우 부채 규모가 높은 기업 및 국가가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 IMF는 경고했다.
거시 경제와 금융시스템의 결정적인 변수로 IMF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및 브렉시트를 꼽았다. 두 가지 쟁점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달을 경우 금융시장 리스크를 크게 고조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IMF는 이와 별도로 신흥국 금융시장의 갑작스러운 자금 썰물 가능성을 지적했다. 지수형 투자 상품을 통해 대규모 자금이 신흥국 시장에 밀려들었고, 이에 따른 후폭풍이 전개될 가능성을 제시한 것.
IMF에 따르면 신흥국 벤치마크 채권 지수 관련 자산 규모가 지난 10년 사이 4배 급증, 8000억달러에 달했고, 주식 관련 자산은 1조9000억달러로 불어났다.
경기 한파로 인해 투자 심리가 급랭할 경우 지난 2013년 이른바 ‘테이퍼 발작’ 당시와 흡사한 투매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 IMF의 주장이다.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상품들 대부분이 미국 통화정책과 달러화 움직임 등 글로벌 변수에 크게 휘둘리고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IMF의 이번 보고서는 특히 해외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금융시장 개방에 나선 중국과 사우디 아라비아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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