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진통으로 움츠렸던 투자자들이 마침내 영국 증시로 돌아왔다.
10일(현지시각) 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FN)는 ‘위기는 기회’라며 저가 매수를 권고한 투자매니저들의 노력이 마침내 빛을 발했다면서, 지난달 영국 주식 관련 펀드로 자금이 수개월 만에 처음으로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임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밝은 표정으로 참석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글로벌 펀드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 주식 펀드로 5억3500만달러가 순유입 돼 작년 2월 이후 첫 유입세를 기록했다.
지난 12개월 동안 영국 주식 펀드에서는 144억달러가 빠져나갔으며,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있었던 2016년 이후로는 총 230억달러 정도가 발을 뺐다. 영국 투자협회 정보 역시 지난 2년 동안 61억파운드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꾸준한 자금 유출로 증시가 하락하는 사이 영국 증시 전문 펀드 매니저들은 브렉시트 난항이 이어지는 수개월 동안 저가매입 기회를 강조해왔고, 꿈쩍하지 않던 투자자들이 지난달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펀드 매니저들은 브렉시트 결과에 상관없이 영국 증시 투자가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메리언 글로벌 인베스터스 영국증시 대표 리차드 벅스튼은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로 귀결되면 중소형주가 계속 선전할 것이고 중기적으로 파운드화도 순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파운드 가치가 10% 정도 떨어져서 영국 증시 FTSE지수에는 버퍼(충격 흡수제)가 될 것”이라면서 “(파운드 약세는) 영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FTSE1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 중에는 해외 통화로 수익을 거둬들이는 대기업들이 많아 영국 파운드화 가치 하락은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 리서치 업체 모닝스타 데이터에 따르면 FTSE 편입 기업 중 영국 내에서만 수익을 내는 기업은 단 28%에 불과하다.
맨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 핸리 딕슨은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 증시 밸류에이션이 30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그 덕분에 올해 영국 증시에 아주 매력적인 기회가 왔다”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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