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보통 풍선을 띄우는 데 주로 쓰이는 헬륨의 품귀현상이 파티용품부터 의료·항공우주 업계까지 여러 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CNBC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헬륨 풍선을 들고 있는 한 여성. [사진=블룸버그통신] |
전 세계에서 헬륨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배경에는 천연자원이라는 한정성과 생산의 비효율성에 있다. 헬륨 가스는 보통 지하에서 끌어 올리거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과정의 부산물로 채집한다. 헬륨은 공기보다 가벼운 초경량 가스여서 채집과 거의 동시에 공기 중으로 증발하기 쉽다.
전 세계 헬륨 공급의 75%는 카타르, 미국 와이오밍과 텍사스주(州)가 차지한다. 미국은 지난 수십년간 세계 헬륨 공급량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그래왔던 미국 정부가 헬륨 사업에서 손뗀다. 헬륨을 국가전략물자로 통제하면서 비축하고 있고, 텍사스주에 있는 헬륨 역시 그 자원이 바닥을 보이고 있어서다.
글로벌 에너지 매거진 가스월드(Gas World)에 따르면 미 내무부 토지관리국이 지난해 9월 실시한 2019년 수주분 경매에서 정제하지 않은 헬륨은 전년 동기 대비 135% 급증한 가격에 낙찰됐다. 이는 미국 정부 소유 헬륨을 민영 업체로 판매한 마지막 경매였다.
헬륨 생산은 줄어드는데 첨단기술 제조업계와 중국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틀리 풀(Motley Fool)의 앤더스 비룬드 애널리스트는 고객 노트에서 "문제는 근래 들어 헬륨이 생산되는 것보다 소비되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헬륨은 주로 전자기기와 반도체 제조업계에서 쓰인다. 다른 원소들과 반응하지 않는 비활성기체여서 폭발할 위험성이 적고, 얼지 않는 등 기체 성질이 남달라 여러 산업 분야에 쓰인다. 예컨데 MRI 의료기기에서는 일종의 냉각제로 쓰인다.
특히 헬륨은 파티용품 업체에 없어서는 안될 기체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파티용품 업체 파티시티(Party City)는 전 세계적 헬륨 품귀 현상으로 풍선 생산에 차질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임스 M. 해리슨 파티시티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2월 회계 4분기 실적 발표 후 브리핑에서 매출이 예상치를 하회한 것에 대해 "헬륨 공급 압박이 일부 작용한 결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헬륨은 여러 산업 분야에 쓰이는 특별한 화학 원소이지만 품귀현상을 막을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기체의 재활용은 장기적으로 볼 때 비용을 절약하고 헬륨 의존의 연구를 지속할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잠정적 공급 차질의 완충 역할을 한다.
과학계는 헬륨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일단 헬륨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따르면 밀린 헬륨 수주는 주로 '큰 손' 고객에 우선으로 공급되고, 비싼 헬륨 가격에 직면한 과학자들은 실험 계획을 뒤로 미루거나 포기를 선언한다.
미국지질조사국은 보고서에서 향후 10년 안에 헬륨 채집만을 전문으로 한 시설이 여러 구축될 것이라며 이러한 국제 헬륨 채집 시설이 전 세계 헬륨 수요의 주요 공급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