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상장채권에 1조5000억원을 순투자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가 최근 한국을 포함한 10개 신흥국 채권 투자 비중 축소를 결정했지만 여전히 외국인은 국내채권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금융감독원] |
1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상장채권을 6조8860억원 순매수했다. 만기상환 5조4190억원을 감안할 경우 국내 채권시장에서 총 1조4670억원 순투자를 기록했다.
2개월만에 순투자 전환이다. 외국인은 지난 1월 이후 2개월 동안 순회수를 유지하다 지난달 순투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지난 1월과 2월 국내 상장채권을 각각 3조7390억원, 1920억원 순회수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상장채권을 총 111조5000억원(상장잔액의 6.3%) 보유중이다. 보유규모는 전월대비 1조5000억원 늘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통안채와 국채에 각각 1조2000억원, 1000억원 순투자했다. 보유잔고는 국채 85조6000억원(76.8%), 통안채 24조7000억원(22.1%)이다.
잔존만기 1~5년미만과 5년이상에선 각각 2조3000억원, 1조1000억원 순투자를, 1년미만에선 1조9000억원 순회수를 기록했다.
3월 외인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세계 1위 연금펀드인 GPFG(운용규모 약 1007조원)의 한국 채권 비중 축소 결정은 국내 채권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5일 노르웨이 재무부는 GPFG의 신흥국 채권 투자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제외 신흥국은 한국을 비롯한 칠레, 체코, 헝가리, 이스라엘, 말레이시아, 멕시코, 폴란드, 러시아, 태국 등 10개국이다. 주식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벤치마크에서는 제외했지만 채권 포트폴리오의 5%까지는 재량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GPFG가 보유한 한국 채권은 6348억 달러(약 7조3000억원)이다. 국채는 5008억 달러(약 5조7000억원)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노르웨이 재무부의 결정이 단기적으로 신흥국 채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다"이라며 "이번 결정은 신흥국 펀더멘털(기초체력) 이슈가 아닌 기계적인 포트폴리오 비중 변경이며 2017년도부터 언급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채권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며 "GPFG가 신흥국 채권 비중을 축소하려는 건 신흥국과 선진국 자산 간 상관관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자산배분 관점에서 신흥국 채권을 편입했을 때 분산효과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낮아진 금리도 신흥국 채권 비중 축소 이유로 꼽았다. 임 연구원은 "한국 10년물은 1.87%로 노르웨이(1.75%)와 비교해 크게 높지 않다"며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고금리 매력이 낮고, 환율 변동성까지 고려하면 신흥국 채권에 투자하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GPFG의 신흥국 축소는 다른 연기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향후 GPFG의 신흥국 채권의 매각 계획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상장주식 59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피에선 900억원 순매도하고, 코스닥에선 300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3개월만에 국내주식시장에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작년 12월 이후 3개월간 순매수를 유지하다가 지난달 순매도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국내주식을 △작년 12월 1160억원 순매수 △올 1월 3조7340억 순매수 △2월 1조6480억원 순매수했다.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은 국내주식 554조6000억원(시가총액 32.2%)을 보유중이다. 보유규모는 전월대비 9조1000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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