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골프

[여기는 오거스타] 우즈가 써낸 골프 역사 뒤에는 항상 가족이 있다

기사등록 : 2019-04-15 14:38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부상·수술·이혼 등 역경 딛고 14년만의 부활 이끈 원동력
마스터스 5승 현장에서도 어머니·딸·아들 껴안고 기쁨 나눠
최다승·최고령 우승·최장기간 우승 등 새 기록 가시권에

2019 마스터스에서 44세 타이거 우즈가 인간승리 드라마로 '골프 황제의 귀환'을 본격적으로 알렸습니다. PGA 마스터스 현장을 특파원을 통해 생생하게 전합니다. 

[미국=뉴스핌] 김경수 특파원= 제83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최종라운드가 열린 1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 18번홀 그린 주변. 우승을 확정지은 타이거 우즈(미국)의 머리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가족이었다.

우즈는 스코어카드 내는 것도 미룬 채 그린을 벗어나자마자 어머니 티다, 딸 샘, 아들 찰리와 차례차례 포옹하며 감격을 함께 나눴다. 22년전인 1997년 스물 한 살의 나이로 처음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땐 아버지 얼 우즈가 크나큰 품안에 아들을 껴안고 아들의 등을 토닥였지만, 이번엔 반대였다. 아버지 타이거가 자녀들의 등을 어루만지고 ‘아버지가 마침내 해냈다’며 길이 남을 순간을 함께 했다.

우즈의 이 우승은 마스터스 5승째, 메이저대회 15승째다. 마스터스는 2005년에 4승째를 거둔 이후 무려 14년만의 우승 복귀다.게리 플레이어(남아공)가 갖고 있던 종전 우승과 우승 사이의 최장기간 기록(13년)을 1년 경신한 새 기록이다. 플레이어는 1961년에 마스터스 첫 승을 거뒀고 그로부터 13년 후인 1974년에 2승째를 거뒀다.

우즈는 어머니 티다, 딸 샘, 아들 찰리와 차례차례 포옹하며 감격을 함께 나눴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타이거 우즈가 2019마스터스 골프 대회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두 팔을 든 채 포효하고 있다. [사진=오거스타 내셔널GC]

우즈는 올해 우승으로 22년에 걸쳐 마스터스를 제패했다. 이 부문 기록은 잭 니클로스의 23년이다. 니클로스는 1963년에 첫 승, 1986년에 6승째를 올렸다. 무려 23년에 걸쳐 마스터스를 쥐락펴락했다.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다시 정상에 오른다면 니클로스의 이 기록도 깨게 된다.

우즈는 올해 만 43세다. 마스터스에서 이 나이로 우승한 것은 니클로스(46세)에 이어 두 번째의 고령자 우승 기록이다.

우즈가 마스터스 첫 승을 올린 1997년 대회에 나온 선수로서 올해도 마스터스에 출전한 사람 아홉 명 뿐이다. 필 미켈슨과 스튜어트 싱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역대 챔피언에게 주는 평생 출전권 덕분에 나온 선수들이다. 래리 마이즈, 샌디 라일, 이안 우즈넘, 프레드 커플스, 베른하르트 랑거,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 비제이 싱 등이다. 첫 승을 거둔 이후 22년만에 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어려운 판에 내로라하는 젊은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까지 했으니, 세월을 거슬러 역사를 새로 쓴 우즈에게 많은 갈채가 쏟아지는 것이다.

타이거 우즈가 마스터스 우승 직후 가족·연인과 즐거워하고 있다.왼쪽부터 여자친구 에리카 허만, 우즈, 아들 찰리(10), 어머니 티다, 딸 샘(11). [사진=오거스타 내셔널GC] 

우즈가 부상·수술·이혼·스캔들 등 곡절을 겪고 ‘골프 황제’로 돌아오게 된 데는 자신의 의지 외에도 가족들의 힘이 컸다.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첫 승을 거둘 당시부터 우즈가 우승컵을 든 현장에는 가족들이 함께 있었다. 고인이 된 아버지 얼 우즈와 어머니, 그리고 전 아내 엘린 노르데그린과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우즈가 최고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이자 전부다. 아버지가 2006년 5월 타계하고 그 두 달 후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우즈가 하늘을 향해 아버지를 추모하던 장면은 골퍼들의 뇌리에 진한 감동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7월 우즈가 브리티시오픈 최종일 백나인에서 선두로 나설 때에도 그의 두 자녀는 현장에 있었다. 당시 우즈는 디오픈 타이틀을 안을 수 있는 기회를 잡고도 몇 차례 실수를 범해 올해 마스터스에서 우승경쟁을 벌인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에게 무릎을 꿇었다. 우즈는 그 때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있어서 안된다. 내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리라. 그래서 아이들이 평생 잊지 않을 무엇인가를 남겨리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채 1년이 안돼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으니 그가 가족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우즈는 이날 가족 앞에서 보란듯이 마스터스 우승을 한 뒤 이렇게 트윗했다. ‘가족·친구·팬들에게 뭐라고 감사해야 할 지 모르겠다. 오늘 가족들 앞에서 우승한 것은 특별한 일로서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내가 다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 뿐 아니라 다시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은 평생 감사해야 할 부분이다. 오늘 이 그린 재킷은 정말 편안하다.’

여전히 가족이 맨먼저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매사에 감사하는 겸손한 마음이 있었기에 우승도 따라오지 않았을까.

1934년 첫 대회 이후 지난해까지 마스터스 챔피언들의 평균 나이는 32.47세이고, 평균 우승 스코어는 279.2타다. 우즈는 이 산술적 의미를 무색하게 했다. 올해 그의 나이는 챔피언 평균 나이보다 열 한 살 가량 많고, 그가 낸 우승 스코어도 역대 평균치보다 4타 정도 적은 것이다. 우즈이기에 가능한, 한 차원 높은 기록들이다.

치명적 부상 등의 돌발 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우즈는 앞으로 20년 정도는 마스터스에 나가고, 우승경쟁에도 가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즈보다 다섯 살 많은 미켈슨이 올해 대회 초반 상위권에 올랐다가 공동 18위를 했고, 62세인 랑거가 하위권에 머물렀으나 커트를 통과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우즈가 가는 길은 이제 가는 족족 골프 역사로 씌어질 것이다. 당장은 미국PGA투어 통산 최다승(82승) 경신이다. 81승을 올린 우즈가 1승을 추가하면 타이 기록이고, 2승부터는 곧 새 역사가 된다. 우즈와 동시대를 사는 팬들에게도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 우즈의 마스터스 1승과 5승 당시 기록 비교

----------------------------------------------------------------------------------------
구분                  1승때(1997년)              5승때(2019년)
---------------------------------------------------------------------------------------- 
나이                   21세(최연소)                  43세(두 번째 고령)
출전 횟수            세번 째                          스물 두 번째
신분                   미혼                             가장
우승상금             48만6000달러                 207만달러
우승 스코어         18언더파 270타(최소타)    13언더파 275타
2위와 타수차       12타(최다타수차)              1타
2위 선수             톰 카이트                        더스틴 존슨,브룩스 켑카,잔더 쇼플리
한국 출전 선수         -                               김시우
코스 전장            6925야드                       7475야드
미PGA투어 승수    4승                               81승(다승부문 2위)
----------------------------------------------------------------------------------------

 

 

CES 2025 참관단 모집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