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런던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수습기자 = 미국이 내달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동맹국들에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 퇴출을 압박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의 소식통은 미국이 회담에서 동맹국들에 차세대 통신 5G(5세대) 네트워크에서 화웨이가 독점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만들도록 보안 공유 및 정책 수단의 수용을 압박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담은 오는 5월2, 3일 개최되며 EU 28개 회원국과 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호주 등을 비롯한 30개국이 넘는 관계자와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을 후원하는 체코 국가사이버보안청의 수장인 로버트 카호퍼는 이번 회담의 목적은 5G 안보 원칙을 합의하는 것이다.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의 ' 5G 네트워크' 로고 앞에 보이는 작은 피규어들 2019.03.30 [제니카 로이터=뉴스핌] |
로이터가 입수한 프라하 회담에서 발표될 미국의 제안서에 따르면 미 정부는 참가국 정부와 기업들이 5G 장비 공급업체의 국가의 법적 환경을 비롯해 정부의 기업 지원 수준, 기업구조의 투명성, 장비의 신뢰도 등을 고려하도록 촉구할 것이다. 더불어 그들이 5G 네트워크의 구동 기반이 되는 '5G 설계'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대한 조사에 협동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제안의 목표는 차세대 통신(5G) 시스템 안보를 확립하도록 한가지 원칙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최근 몇 달동안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면 중국 정부의 첩보활동에 쓰일 수 있다며 동맹국들과 파트너 국들에 화웨이 제품 사용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미 정부에 있는 소식통은 프라하 회담에서 미국이 화웨이를 비롯한 다른 5G 장비업체들을 퇴출시키도록 동맹국들을 압박하는 방법에 전략적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전보다 '부드러운(Soft)'한 방식으로 회담 참가국들을 회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화웨이 사용금지 압박에도 유럽 주요국들 사이에서 화웨이 수용 분위기가 조성되자 새로운 움직임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지난 3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5G 사이버 안보 리스크에 대한 데이터를 공유할 것을 권장했으나 화웨이 제품의 사용을 별도로 금지하지 않았다.
최근 독일 정부는 5G 이동통신 구축에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동맹이자 중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유럽은 향후 5G 장비 업체들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유럽 정부들에 중국 업체의 퇴출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유럽 정부들은 중국의 경제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어 섣불리 이를 따르기 쉽지 않는 입장이다.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은 또한 화웨이 금지조치를 취할 시 엄청난 비용을 물고 몇 년씩 5G 서비스 개시를 미뤄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회담에 중국과 러시아는 초대되지 않았지만 카호퍼 청장은 이번 회담이 '반(反) 화웨이' 혹은 '반 중국' 컨퍼런스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