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일명 골프 황제로 통하는 타이거 우즈의 화려한 부활에 스포츠 용품 업체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미국 조지아 주에서 열린 PGA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즈가 우승을 거머쥐면서 10여년간 위기 상황에 의리를 지켰던 나이키가 쏠쏠한 경제적 반사이익을 챙기게 된 반면 그의 ‘컴백’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판단으로 골프 관련 비즈니스를 매각했던 아디다스는 땅을 치며 후회하는 모습이다.
나이키 로고의 티셔츠를 입은 타이거 우즈 [사진=로이터 뉴스핌] |
주요 외신들은 11년만에 거머쥔 우즈의 첫 메이저 대회 우승과 함께 10년 전 성추문과 이혼 등 인생 최대 위기 속에 등을 돌렸던 업체와 후원을 지속한 업체의 명암에 앵글을 집중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아펙스 마케팅에 따르면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에 따른 나이키의 브랜드 가치 제고 효과가 2250만달러에 달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우즈 효과는 두드러졌다. 주말 경기 이후 이틀 사이 나이키 주식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시가총액이 40억달러 불어난 것.
이날 악시오스에 따르면 나이키는 우즈와 함께 이미 새로운 광고 제작에 나선 상황. 나이키 웹사이트와 관련 유튜브 페이지 역시 방문자들이 밀물을 이루는 모습이다.
10년 전 성추문을 필두로 우즈가 벼랑 끝 위기에 내몰렸을 때 AT&와 질레트, 엑센추어 등 대다수의 기업들이 그와 결별을 선언했지만 나이키는 추락한 골프 황제와 손을 놓지 않았다.
CNN을 포함한 미국 언론들은 나이키가 장기간에 걸쳐 우즈를 지켜준 데 대한 대가를 마침내 거둘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달리 아디다스의 표정은 크게 엇갈린다. 우즈와 계약을 체결한 지 불과 수 개월 뒤인 2017년 5월 골프 비즈니스 부문인 테일러메이드를 사모펀드 업체인 KPS 캐피털 파트너스에 팔아치웠기 때문.
당시 매각 가격은 4억2500만달러로, 1997년 인수 가격인 140억달러에 턱없이 부족했고 이에 따른 충격이 최근까지 아디다스의 수익성을 압박했다.
CNBC는 아디다스가 우즈의 재기 가능성을 과소평가 했다가 KPS 캐피털에 황금알을 내 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우즈의 이번 우승으로 골프 업계가 턴어라운드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고 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우즈를 앞세워 활황을 연출했던 골프 산업은 2009년 우즈의 몰락과 함께 극심한 위기를 맞았다.
골프 용품 유통업체인 골프스미스가 지난 2016년 파산 보호를 신청하는 등 우즈 충격이 관련 업체의 숨통을 조였다.
하지만 이른바 우즈 신화가 재개되면서 관련 기업들 역시 매출 증가와 주가 상승까지 날개를 다시 펼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