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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2020년 대선 '다크호스'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 외교·산업에 미칠 영향은

기사등록 : 2019-04-1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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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내 여론 양극화, '대만판 트럼프' 탄생 기대와 자질 부족 우려 교차
양안관계와 대만 경제에는 단기적 호재, 훙하이 승계 문제 부각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대만 궈타이밍(郭台銘) 훙하이그룹(鴻海集團) 회장의 대선 출마 선언이 대만 정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의 정계 진출이 양안 관계는 물론 글로벌 산업 분야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 세계의 눈이 궈 회장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궈타이밍 회장의 대선 출마가 국내외에서 화제가 되는 것은 그의 독보적인 존재감 때문이다. 지난해 훙하이그룹 산하 주력기업의 하나인 폭스콘의 주가가 급락했지만, 대만에서 궈타이밍은 여전히 '최고 부호'의 상징이다. 그가 들르는 서민 식당에 인파가 몰려들고, 그의 별명을 딴 식당이 생길 만큼 인기가 높고 영향력도 큰 인물이다.

전 세계 경제와 산업에 대한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훙하이그룹 산하의 폭스콘은 애플의 주력 부품 공급사이자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 생산기업이다. 폭스콘은 지난해 일본 샤프를 인수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궈 회장이 평소 '강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터라 그의 정계 진출이 훙하이그룹과 관련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궈타이밍 훙하이그룹 회장

 ◆ 대만 국내 여론, 찬반론 양극화 

궈타이밍 회장이 대만 총통에 도전하기 위해선 우선 국민당 당내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로 선출돼야 한다. 궈 회장 본인은 일단 국민당 후보 경선에 참여할 뜻을 밝힌 상태다.

현재로선 궈타이밍 회장의 최대 경쟁자는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시장이다. 한궈위는 대만에서 '한류(韓流 한궈위를 지칭)' 열풍을 일으키며 단숨에 유력 대선 후보로 부상한 인물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궈위 시장은 궈 회장 출마선언에 "(그의 총통 도전이) 파란색·녹색·흰색에 충격을 입히게 될 것"이라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파란색은 국민당, 녹색은 민진당 그리고 흰색은 의사 출신인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 시장을 가리킨다. 한궈위 시장은 직접 총통 선거 참가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진 않고 있지만, 대만 정가에선 유력한 국민당 대선 후보로 여겨져왔다.

궈 회장의 대선 도전에 대한 대만 내부의 반응은 찬반론으로 갈린다. 정치과 경제 분리가 철저한 대만에서 정치 경험이 전무한 궈 회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높다.

기업가 출신인 궈 회장이 국가 정책을 내세워 국가의 이익 보다 자신의 기업에 유리한 정책을 펼 수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궈타이밍이 이끄는 훙하이그룹은 중국·일본·인도·유럽과 미국 등 세계 전역에 진출해있다. 그가 대통령이 된 후에 추진하는 국가 정책이 훙하이그룹과 어떠한 이해관계도 얽히지 않았음을 어떤 방식으로 증명해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불황으로 경제 활성화에 목마른 일부 유권자들은 '대만의 트럼프'의 탄생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궈타이밍의 개인 페이스북에도 수천 명이 지지 의사를 밝히는 댓글을 달았다.

궈 회장의 거침없고 저돌적인 성격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궈 회장은 공개적인 석상에서 경쟁자인 삼성과 SK하이닉스를 원색적으로 비난을 할 정도로 직설적인 성격이다. 그러나 최태원 SK회장이 교도소 수감 중이던 당시 최 회장을 면회하고, 자금 지원을 할 정도로 의리파이자 실리파이기도 하다. 

한 대만인은 "미국에 트럼프가 있고, 한국에도 이명박 대통령이 있는데, 대만에도 기업가 출신 지도자가 나올 수 있다"라고 궈 회장의 대선 출마에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 외교적 영향: 친중인사, 양안관계 개선 기대

궈타이밍 회장이 총통에 당선되면 양안관계가 현재보다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입장에선 궈타이밍 혹은 한궈위든 누가 당선이 돼도 달가운 상황이다.

왕예리(王業立) 대만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궈 회장은 기업가로서 보다 실리적 차원에서 양안 관계를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 자신이 대륙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만큼 양안 간의 교역과 상호 교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중국 환추스바오(環球時報)도 18일 논설을 통해 궈타이밍 회장이 2020년 대만 총선에 당선되면 긴장 국면에 놓인 양안관계가 개선될 수 있고, 단기 간에 의미 있는 관계 전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궈 회장이 총통에 당선된다 해도 양안관계가 무조건 해빙무드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 '92컨센서스'에 대한 중국과 대만의 이견이 존재하고, 대만 내 반(反)중국 정서도 팽배한 상황이어서 정치적 경험이 없는 궈 회장이 이 문제를 잘 해결해 낼 수 있을지에 의구심도 높은 상황이다. 

환추스바오도 "궈 회장이 총통 당선이 양안관계 회복에 도움이 되겠지만 선거를 통해 집권당이 바뀌는 대만의 특성상 대만 해협을 둘러싼 문제에 안심할 수 없다. 중국은 중국만의 방식으로 대만 해협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정치 '신인'이지만 국내외 정계에 상당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은 궈 회장의 강점이다. 특히 대만 외교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국과 미국 모두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기대 이상의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폭스콘이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중국에서 고용한 직원만 백만 명이 넘는다.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정계와의 밀월도 한층 강화됐다. 훙하이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 후 미국 대학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히고, 미국에도 대규모 생산라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 재계와 산업계 : 재계 일단 '환영' 그러나 훙하이그룹 승계 구도 안갯속 

재계와 산업계도 궈타이밍 회장의 정계 진출이 미칠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궈 회장의 총통 선거 도전 발표 이후 훙하이그룹 주가가 17일 큰 폭으로 올랐다. 대만 증권가는 훙하이그룹의 주가 상승이 궈 회장의 정계 진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 평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궈 회장이 총통이 되면 훙하이그룹과 대만 경제 발전에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평소 '강한 리더십'으로 그룹 경영을 주도해왔던 궈 회장의 부재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적지 않은 훙하이그룹의 주주들이 훙하이그룹 보다 '궈타이밍' 이름을 신뢰할 정도로 그룹 내 그의 존재감이 절대적이기 때문.

또한 현재 훙하이그룹에 궈타이밍 회장의 리더십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어서 이러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 아이폰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훙하이그룹도 성장도 둔화되고 있어 경영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훙하이 측은 시장이 신뢰할 만한 승계자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훙하이 측은 대만 포모사플라스틱그룹(台塑集團 타이쑤그룹)의 집단 경영 체제, TSMC 창립자가 퇴직 전 도입한 양수장 경영체제 등을 참고해 궈 회장이 훙하이에 적합한 경영체제를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미 5년 후 퇴직 의사를 밝힌 궈 회장이 이미 승계 구도를 확정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92컨센서스(92공식 九二共識) : 1992년 11월 중국과 대만이 양안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위해 합의한 기본 원칙.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국과 대만이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을 사용하기로 함.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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