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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SSM 첫 진출… 노브랜드가 뚫었다

기사등록 : 2019-04-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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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가맹점 방식으로 SSM 제주 진출
지역 영세상인, 단체행동으로 반발 예상돼
물류 효율화 위해 추가 출점할 가능성 있어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이마트가 다음 달 제주시에 노브랜드 가맹점인 제주아라점을 오픈한다. 제주도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기업형슈퍼마켓(SSM)이다. 그간 '준대규모점포'가 없던 제주에 노브랜드가 첫 발을 내딛으면서 지역상권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시 아라1동 인근에 들어서는 제주아라점은 노브랜드 가맹점 4호점으로 내달 18일 영업개시 예정이다. 사업자는 법인인 ㈜은연으로 매장면적은 483.0㎡(약 146평)에 달한다.

제주아라점은 도내 처음 들어서는 기업형슈퍼마켓으로 준대규모점포로 분류된다. 현행법상 준대규모점포는 대규모점포를 경영하는 회사 또는 그 계열회사가 직영으로 운영하거나 프랜차이즈형 체인점으로 운영하는 점포를 의미한다.

◆ 번번이 진출 실패했던 제주 SSM, 가맹점으로 뚫는다

노브랜드 매장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사진=이마트]

롯데슈퍼나 홈플러스익스프레스·GS슈퍼마켓 등의 SSM들이 대표적인 준대규모점포다. 대다수의 대형유통업체들이 전국 각지에서 SSM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유독 제주도에는 단 한 곳의 SSM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는 도서지역이라는 특성상 물류비용 부담이 크다는 이유도 있지만, 지역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에 대한 강한 반발심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간 여러 대기업이 제주에 SSM 진출을 시도했지만 지역 상인회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앞서 롯데슈퍼는 지난 2011년 도내 유통업체인 제주킹마트와 가맹계약을 맺고 서귀포점과 대정점 등 2곳에 기업형슈퍼마켓 출점을 타진했다가 지역중소상인들의 만만치 않은 반발기류로 인해 사업계획을 접었다.

당시 제주도수퍼마켓협동조합은 이들 업체가 SSM 진출을 통해 골목상권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롯데와 킹마트 측이 개점을 자진철회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이마트 역시 노브랜드 제주아라점 역시 개점을 앞두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미 지역내 영세슈퍼마켓 상인들은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도수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는 “이마트 노브랜드가 제주시에 들어온다는 것에 대해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며 “가뜩이나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침범으로 골목상권이 피폐된 상황에서 기업형슈퍼마켓마저 진출하면 생존을 위협받게 된다.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준대규모점포 출점으로 골목상권에 피해가 예상됨에도 정작 출점 소식을 듣지 못한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골목상권과 동네슈퍼 사업을 총괄하는 제주도청 소상공인·기업과 조차 제주시청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브랜드 BI

반면, 제주 지역주민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가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메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면서 도내에서도 노브랜드 상품을 찾는 수요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 제주 지역주민은 '노브랜드' 입점 환영 분위기

현재 제주도 내에서 노브랜드를 구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은 할인점인 이마트 3개점이 전부다. 노브랜드를 판매하는 계열사 유통채널인 이마트24와 이마트에브리데이 역시 제주도에는 점포가 전무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만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모양새다.

이마트 측은 가맹점으로 출점하는 만큼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맹점을 운영하는 주체는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로는 볼 수 없다”며 “입지 자체도 유통산업발전법에 제한하는 전통산업보존구역에서 벗어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선 이마트의 제주도내 사업장이 대형마트 3개점과 노브랜드 1개점이 전부인 만큼, 물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서라도 추가 출점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이마트는 제주 내 물류센터가 없어 해상운송을 통해 각 점포에 물건을 납품하고 있다. 노브랜드 전문점의 경우 노브랜드 상품가짓수가 할인점보다 많은 만큼, 가맹점 한 곳을 위해 추가 상품의 해상운송을 실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도는 대형유통업체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고 킹마트를 비롯해 케이마트, 마트로 등 지역 내 할인마트가 이미 자리 잡고 있다”면서 “다만 인구가 70만명에 이르고 관광객도 늘고 있어 진출만 원활하게 한다면 수익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아라1동에 들어서는 노브랜드 제주아라점. 매장면적 483㎡ 규모로 현재 내달 영업개시 앞두고 공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뉴스핌]

 

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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