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프랑스 르노자동차가 이달 중순 일본의 닛산자동차에 경영통합을 제안했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23일 지지통신 등이 보도했다.
닛산은 경영 독립성을 지킬 방침으로 제안에는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 취임 후 개선 조짐을 보여 왔던 양사 관계가 다시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닛산자동차와 르노자동차 로고 [사진=NHK 캡처] |
규모나 기술력 등에서 닛산에 뒤처져 있는 르노는 경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일찍부터 닛산과의 통합을 노려 왔다. 르노 측은 경영통합으로 연합의 시너지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국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기대하는 르노의 최대주주 프랑스 정부의 의향도 경영통합 추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닛산은 경영통합에는 부정적이며, 현재의 불평등한 자본관계를 재편해 보다 대등한 관계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르노는 닛산에 43.4%를, 닛산은 르노에 15%를 출자하고 있다. 하지만 르노가 닛산에 대한 의결권을 갖고 있는 반면, 닛산은 르노에 대한 의결권을 갖고 있지 않다.
닛산은 카를로스 곤 전 회장 시절의 규모 확대 노선이 실적 악화를 초래했다는 생각에서 독자적으로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편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広人) 닛산 사장은 22일 밤 르노가 다시 경영통합을 제안한 것에 대해 “생각할 때가 아니다. 닛산의 실적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곤 전 회장이 금융상품 거래법 위반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된 이후 닛산과 르노는 연합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어 왔다.
하지만 지난 1월 취임한 세나르 회장이 양사의 관계 회복을 우선시하며 경영통합 문제를 일단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다시금 관계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르노가 재차 경영통합을 제안하고 나서면서 논의의 향방에 따라 양사의 대립이 다시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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