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김규희 기자 = 오신환 바른미래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의 사보임 문제를 놓고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도 강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바른미래당 내 일부 의원들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의 퇴진까지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지상욱 의원은 24일 성명서를 내고 "어제 당의 공식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 추진은 당론이 아니고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은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면서 "그런데 오신환 의원 사보임 추진이라니, 공인의 공식 약속을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해도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독재 정권도 이렇게까지 헌법기관인 의원들을 깔보고 무시하며 독단적으로 하지는 않는다"면서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는 공식 약속을 준수하고 당의 절차적 민주성과 정당성을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 손학규 대표 앞으로 유승민 의원과 지상욱 의원이 보이고 있다. 2019.04.23 kilroy023@newspim.com |
앞서 바른미래당은 지난 23일 당 차원에서 선거제 개편과 공수처 설치를 골자로 하는 패스트트랙 합의문을 추인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당시 "사개특위 위원에 대한 사보임은 없다"고 언급했었다.
하지만 사개특위 위원인 오신환 의원이 소신대로 공수처 설치에 대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오 위원이 반대표를 던지면 공수처 설치에 대한 패스트트랙 지정은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불가능해진다.
이에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당을 대표하고 있는 사개특위 위원이 당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은 책무"라며 "소신이 있어 반대하겠다는 것은 당에서 나를 바꿔 달라는 요청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오 의원에 대한 사보임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태규·지상욱 의원은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의 행위는 결과적으로 청와대의 전위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당의 당론 결정 과정을 기피하고 중지도 모으지 못하면서 일방적으로 여당의 입맛에 맞추려는 그 저의가 무엇인지 당원과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의 성명이 특히 의미가 있는 것은 안철수계이자 국민의당 출신인 이태규 의원과 유승민계이자 바른정당 출신인 지상욱 의원이 함께 뜻을 모았다는 점이다. 당내 두 지류에서 모두 지도부를 비판한 만큼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 역시 더욱 난처해진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19.04.24 yooksa@newspim.com |
이 의원과 지 의원은 "당의 위기를 극복하고 재건하는 첫걸음은 통합정신의 복원이며 이는 결코 훼손돼서는 안 된다"면서 "그런데 당 지도부가 절차와 민주주의를 무시하면서까지 이를 깨뜨리려 하니 그 행태에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의 통합과 위기 극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손학규 대표는 물론 김관영 원내대표의 퇴진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직후 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위한 탄핵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며 "김관영 원내대표 불신임을 위한 의원총회 소집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바른미래당 내 의원들은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김 원내대표에게 제출했다. 의총 소집 요구서에 서명을 한 의원은 이태규·김중로·유의동·정병국·오신환·지상욱·이혜훈·정운천·유승민·하태경 의원 등 10명이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