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독일 대형은행인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의 합병 논의가 실패로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 모두 로이터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앞서 지난 3월 하순, 유럽중앙은행(ECB) 산하 은행 감독기구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의 합병 논의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자마자 두 은행의 합병에 대해 탐탁지 않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안드레아 엔리아 ECB '단일은행감독기구(SSM)' 의장은 FT에 "특정 국가의 챔피언이 되는 은행, 혹은 유럽의 챔피언이 되는 은행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며 "특히 당신이 감독자일때, 어떤 특정한 구조적 성과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두 은행의 합병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은행 감독기구의 수장으로서 은행들의 건전성을 살펴야 하는데, 대형 은행이 탄생하는 행위를 마냥 찬성할 수는 없다는 뜻인 셈이다.
이후 FT는 지난달 초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의 합병이 여러 장애물에 직면했다고 전한 바 있다.
도이체방크의 고위 임원들은 합병으로 인해 높은 세금이 적용될 뿐 아니라 감원으로 인해 근로자들의 반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임원들은 합병이 완료되면 주주들로부터 대규모 신규 자본을 조달해야하는 데, 주주들이 합병에 회의적인 탓에 어려움 겪을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독일 정치권도 수만명의 감원 등 합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후폭풍을 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FT는 이탈리아 은행인 우니크레디트(UniCredit)가 코메르츠방크 인수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의 합병은 2016년에도 논의된 바 있지만 자체 구조조정이 더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와 무산됐다.
독일 정부는 도이체방크의 건전성을 우려, 양측 은행의 합병을 추진했다. 독일 정부는 15%가 넘는 코메르츠방크 지분을 갖고 있다. 두 은행의 합병을 통해 수출 주도의 경제를 지원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었다.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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