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직장인 A씨는 2년 전세만기가 곧 돌아오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세보증보험 상품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전세 연장 계약을 할 예정이지만 TV에 나오는 깡통전세 뉴스를 보면서 전세금을 못돌려받을까하는 걱정에서다.
최근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8일 전라북도 익산의 한 대학가에서 대규모 원룸 임대 사기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26일 전북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초 한 대학가의 원룸에 사는 임차인들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사업주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임차인들은 최근 원룸의 전세 계약이 만료됐지만, 임대사업주가 연락을 피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고소장을 낸 임차인들은 대부분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청년들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익산 원광대학교 인근 원룸 임대보증금 사기사건은 피해자와 피해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파악한 피해자는 총 87명으로 피해규모는 34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건물주가 소유한 원룸 건물은 무려 17가구, 이미 9가구는 경매에 넘어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정확한 인원과 피해액이 광범위해 더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형석 기자] |
이런 일이 늘고 있자 정부도 세입자 보호 강화에 나서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보험 상품의 경우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게 하는 등 접근성을 높였다.
실제 HUG의 전세보증보험 가입 문의도 늘고 있다. 세입자가 직접 매달 일정의 이자율을 내고 보증보험상품에 가입하는 방법이다. 지난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이용자가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최근 전세금이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임대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은 8만9350건, 보증금액은 19조364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가입 4만3918건, 보증금액 9조4931억원과 비교하면 모두 2배 이상 늘어났다.
전세금 반환보증은 가입자인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HUG가 임대인 대신 돌려주는 보험상품으로, 지난 2013년부터 시행했다. 첫해인 2013년에는 451건(보증금액 765억원)에 그쳤으나 2015년 3941건(7220억원), 2016년 2만4460건(5조1716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전문가들 최근 보증 실적이 급증한 이유를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경남 창원·거제 등 일부 지역에선 전세금이 2년 전보다 오히려 하락한 역전세가 발생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전세 계약시 등본 확인후 안심하지 말고 전세금 잔금 치를 때 반드시 등본확인해서 압류, 가압류, 근저당 등 선순위 권리 들어온거 없는지 확인 한번 더 해야한다"며 "요즘처럼 전세만기 후에도 전세금을 제때 못받는 경우가 생기는 지역이라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가입이 좋고 계약 초기에 가입하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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