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29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직접 증산을 압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하락하던 유가는 다시 상승 전환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0센트(0.3%) 오른 63.5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물은 11센트(0.2%) 내린 72.04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세부사항이 없다는 판단으로 유가 상승에 베팅했다. 이란에 대한 원유 제재 면제 중단 발표로 결국 이란산 원유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이날도 유가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 안정을 위해 안간힘을 쓰더라도 결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회원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진단은 이날 유가를 쉽사리 되돌렸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OPEC의 대표나 사우디 정부가 이것과 관련해 어떤 논의도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했지만, 이것은 초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다가 다시 유가는 고점을 찍었고 이것은 때때로 며칠 만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뉴욕과 런던 시장에서 투기 거래자들은 지난 23일까지 원유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을 2만4078계약 늘리면서 지난해 10월 초 이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원유 순매수 포지션은 9주 연속 증가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 역시 세계 원유 공급을 줄이고 있으며 리비아의 내전 사태 역시 원유 공급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실제로 공급이 부족한 시장이 아닌 정치에 기인한 행동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을 다루고 있다”면서 “우리는 필요하면 상황이 얼마나 빨리 바뀔 수 있는 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센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현재 약세론을 주장하기에는 매우 외로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적극적인 감산 정책을 펼쳐온 사우디의 선택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ING 은행은 사우디가 이르면 내달 증산에 나설 수 있으며 증산하더라도 5월에는 OPEC+의 합의를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WTI 선물.[차트=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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