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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지는 예능 주기, 시청률 탓?…새로운 시도·포맷 다변화 과도기일까

기사등록 : 2019-05-0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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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TV에서 장수예능이 사라졌다. 무려 13년간 사랑받은 '무한도전', 10년을 채운 '백년손님'이 지난해 종영을 맞은 가운데, 예능 신규 론칭과 종영까지 주기는 점점 빨리지는 추세다.

프로그램의 수명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시청률이다. 최근에도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올해 새로이 정규 편성됐던 예능 프로그램들이 여럿 사장됐다. SBS '가로채널'과 MBC '뜻밖의 Q'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1박2일' 같은 케이스도 있다. 오래도록 높은 시청률로 사랑받아왔지만 '정준영 사태'로 불가피하게 방송이 중단됐다. 예측할 수 없는 사건사고들도 시청률만큼 프로그램의 수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최행호 PD(왼쪽부터), 방송인 이수근, 전현무, 채현석 PD가 3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MBC에서 열린 '뜻밖의 Q' 제작발표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뜻밖의 Q'는 MC 이수근,전현무를 주축으로 은지원, 유세윤 등 ‘Q플레이어’들이 퀴즈를 푸는 시청자 출제 퀴즈쇼. 2018.5.3 deepblue@newspim.com

◆ 무자비한 시청률의 철퇴…초고속 종영한 '신규 예능들'

지난해 MBC에서는 예능은 물론 드라마, 보도, 교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격변을 맞았다. 예능에서 가장 두드러진 사건은 '무한도전'의 종영이다. 무려 13년차 장수예능이 가고 그 자리를 채운 '뜻밖의Q'는 우려 속에 론칭된 뒤 별다른 반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고 4%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방영 25부 만, 약 5개월 만에 MBC 간판 예능 시간대에서 물러나야 했다. MBC 내외로 혁신의 바람이 부는 시기, 야심차게 출범했으나 시청자들의 싸늘한 시선 속에 간판을 내렸다.

SBS나 KBS도 사정이 비슷하다. SBS에서는 지난해 명절 파일럿 방송 후 야심차게 선을 보인 '가로채!널'의 5월 종영을 알렸다. 파일럿 이후 11월 첫 방송 뒤 약 6개월 만에 종영을 맞게 된 이 프로그램의 문제점 역시 시청률. 방영 내내 1%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간에 포맷을 바꾸는 등 변화를 시도했지만 시청자들과 성공적으로 소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강호동, 양세형의 '가로채!널' [사진=SBS]

KBS에서는 이영자, 홍진경이 2MC로 나섰던 '볼빨간 당신'을 올 초 20부작으로 종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출범 당시 부모님의 인생 2막을 응원하는 자식들의 사연으로 주목 받았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최고 4%대까지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결국 방영 4개월 만에 TV에서 사라졌다.

◆ 오랜 효자예능도 종영되는 이유?…시청률보다 '도전'에 무게

평일, 주말에 고정적으로 드라마 편성 시간대가 정해진 것에 비해, 예능은 상대적으로 비고정적으로 편성이 이뤄지기에 더욱 시청률에 희비가 갈린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 다양화, PD들의 새로운 시도를 격려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편성을 조절하는 경향도 눈에 띈다.

지난해 종영한 '무한도전'이나 '백년손님'같은 경우가 그렇다. 김태호PD와 유재석 등 멤버들의 피로누적과 소재고갈로 13년차 장수 예능 '무한도전'은 종영을 택했다. '백년손님' 역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종영을 택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당 시간대에 현재 SBS 인기 예능 '정글의 법칙'이 방영 중인 가운데, 금요일 황금시간대는 드라마와 함께 '예능 파일럿 존'이 신설됐기 때문.

'무한도전' 광희가 제작진 환대에 불편해했다. <사진=MBC '무한도전' 캡처>

SBS 지연정 차장은 "프로그램이 조기종영되는 데는, 시청률 외에도 광고나 인력수급 등 이유가 다양하다. 최근 주 52시간 근무가 정착되면서 인력 문제도 예능의 교체 주기가 빨라지는 이유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시청률 하나로 프로그램의 흥망성쇠를 판단할 수 없을 뿐더러, 종영으로 직결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장수예능이 사라진 동시에, 더 폭넓게 다양한 시도를 예능에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 차장은 "PD들이 새롭게 시도하는 예능 아이템이나 포맷에 기회를 주기 위해 파일럿 존을 개설해 적극적으로 편성하고 있다. 종편이나 케이블에서처럼 짧은 주기로 아이템을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선택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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