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SDI 1분기 실적이 잇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로 인한 국내 발주량 감소로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해외로 공급처를 확대, 만회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I 실적 추이. |
손미카엘 삼성SDI 전무는 30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민관 합동으로 ESS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안전 기준 수립과 실증 테스트를 동시 진행하다 보니 원인 분석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단기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1분기 영업이익이 11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 52% 줄었다. 매출액은 2조30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 늘었으나 전분기 대비 7% 줄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의 발주 감소는 삼성SDI의 실적에 직격탄이다.
이에 삼성SDI는 해외 ESS시장으로 발을 넓히면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손 전무는 "ESS 안전 기준이 확정되면 매출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엇보다 해외 ESS 시장이 커지고 있어 수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글로벌 국가들의 친환경 정책으로 신재생 발전을 확대하면서 ESS 도입률이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은 ESS 설치에 따른 세액 공제나 보조금 지급 등의 혜택을 주고 있으며 호주는 최근 자연재해로 전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ESS 도입을 빠르게 확대하는 중이다. 독일, 스페인 등의 유럽 또한 세금 감면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SDI는 중대형 전지 사업에서도 실적 개선을 기대했다. 아직 적자지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최근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 전기차(진캉)가 현지에서 형식 승인을 통과, 시장 판매가 가능해져 본격적인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손마카엘 전무는 "진캉 이외에도 여러 중국 현지 OEM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형식 승인 통과는 중국 정부가 외국계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매우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친환경차 보조금도 매년 축소돼 영향력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공정한 사업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발 중인 원형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통해 중국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원형 전지 전기차 수요는 올해 25억셀에서 2025년 60억셀로 2배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삼성SDI는 자체 전체 원형 전지 사업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지만 시장 규모가 커지는데다 중국에서 수요가 늘고 있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소형 전지 사업 또한 중국에서 실적 개선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 배터리 주요 고객사들이 공급처 다변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중국 고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만회한다는 것이다.
이날 삼성SDI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전환 정책 검토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경훈 전무는 "TV 패널 QD-OLED는 모바일 OLED와 구동 방식이 달라 새로운 소재가 많이 개발돼야 한다"며 "현재 우리 OLED 재료 개발 아이템 중에 QD-OLED에 적용 가능한 아이템이 있다. 관련 적층 소재도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