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일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서 북한 측이 보다 더 포괄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 측의 변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내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갖고 "미국은 기본적으로 포괄적인 접근을 갖고 포괄적인 대화를 원하고 있다"며 "북한이 스코프(scope·범위)를 좀 더 넓혀서 포괄적인 안목을 가지고 이 사안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 leehs@newspim.com |
강 장관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에서는 북한도 나름대로 지금 하노이 이후의 상황, 또 미국에서 오는 여러가지 시그널을 잘 분석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 입장차가 명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촉진자 역할이 좁아진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강 장관은 "대외적으로 발신되는 메세지를 보면 상당히 서로 압박전술을 쓰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좁아지기보다 넓어졌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북미가 분명 대화재개를 원하고 있으며 정상 차원의 의지는 분명하다"며 "그래서 그 의지를 가지고 대화가 재개될 수 있도록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상 차원에서, 또 외교부 장관인 저 차원에서, 또 각급에서 노력을 해야 될 부분"이라며 "그런 맥락에서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의 방한 등에서 포괄적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와 외교부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오는 8일 한국을 방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갖고, 한반도 정세와 북미 간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강 장관은 '정상외교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추진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4월 1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문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고맙다는 말을 했다"며 "구체적 날짜에 대해서는 외교채널을 통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 주석 방한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이후 계속 일정을 조율 중이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 정책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mironj19@newspim.com |
북러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자회담을 제안한데 대해 강 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표현을 보면 '필요하다면 6자회담'이라는 토가 있다"며 "당장 6자회담을 하겠다는게 아니며 필요하다면, 도움이 된다면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북한의 입장은 지금으로서는 미북 간의 대화에 치중하고 있다"며 "미북 간 대화와 합의가 이뤄진 다음에, 이행하는 과정에는 주변국들의 협력과 동참이 필요한 부분이다. 어느 시점에 가서는 6자라고 할지 다자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핵화를 위한 물밑 노력으로 대북특사 등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상대국이 있는 협의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대북특사를 포함해서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연내 800만달러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관해서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다는 것이지만 국제사회의 의지가 모아질 필요가 있다"면서 "주요국, 또 국제기구들과 협의해나가고 있으며 특정 시점을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조속히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G20(선진 20개국) 오사카 정상회의에서 한일정상회담이 한일관계의 모멘텀이 될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G20 다자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 정부의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외교 당국간 협의를 통해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도록 G20 정상회담 대비, 또 그 밖의 계기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