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는 대표적 야권 인사, 레오폴도 로페스 전 카라카스 시장이 이번 주 이틀간의 반정부 시위가 있기 전에 고위급 군 관리들과 만났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꺾이지 않을 것만 같았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군부의 충성심에 조만간 균열이 생길 것이란 주장이다.
2014년 반정부 시위를 조장한 혐의로 체포됐고 지금으로부터 2년 전 가택 연금됐다가 현재 수도에 있는 스페인 대사관에 피신 중인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페스 전 시장은 지난 3주 간 군별(軍別) 사령관 등 고위 인사들이 자신의 집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그곳에서 그들은 마두로 정권 퇴진의 결말을 볼 때까지 함께 협력하기로 다짐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누구와 만났는 지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군부의 '전향'을 촉구했고 지난 1일 대규모 시위를 이끌었지만 군부에서의 이탈이 미미해 시위는 실패로 돌아갔다. 아직까지 과이도의 군사봉기에 호응한 고위 군 관리는 마누엘 리카르도 크리스토퍼 피게라 비밀경찰(SEBIN)의 수장이 유일한 상황에서 로페스 전 시장의 주장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로페스는 이번주 반정부 시위 일자를 언급하며 "4월 30일에 갈라진 틈은 균열이 될 것이고, 균열은 제방을 무너뜨릴 것"이라며 군부의 내분을 예측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 당국자와 베네수엘라 야권인사들을 인용해 1일, 야권 세력이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들과 비밀회동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비밀 회동에 참석한 인사들로는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장관, 마이켈 모레노 대법원장, 이반 라파엘 헤르난데스 대통령궁 경비대 사령관 겸 군 정보부장 등으로 나타났다. 이 회동은 과이도 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이래 야권과 정부 간 첫 접촉이라며 회동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는 마두로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한편, 베네수엘라 법원은 이날 로페스가 지난 2017년 법원의 가택 연금 결정을 위반했다며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베네수엘라 군부와 함께 행진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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