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최근 스마트폰과 카메라 초소형화 보급화 추세로 불법촬영 영상물 유포가 빈번해지면서 성범죄 몰래카메라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곳곳에서 성범죄 몰래카메라 동영상 사건·사고가 기승을 부리며 불법촬영(몰래카메라) 신고와 삭제지원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몰카 촬영에 대한 처벌이 여전히 미미해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불법촬영 영상물 삭제지원 건수는 2만8879건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 수사 및 법률지원 건수는 203건에 이른다.
피해 유형별 현황을 보면 동영상 유포가 전체 39.9%인 2267건, 불법촬영(29.9%, 1699건), 유포협박(14.1%, 803건), 사진합성(2.7%, 153건), 사이버 괴롭힘(4.4%, 251건), 몸캠 및 해킹(0.5%, 31건) 순이다.
[표=디지털성범죄피해자센터] |
디지털성범죄피해자센터는 기존에는 웹하드 중심으로 불법촬영 유포가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소셜미디어나 다른 플랫폼 형태로 빠르게 유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불법 영상물이 빠르게 유포되고 그 통로도 다양해졌다는 설명이다.
현재 센터는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한 뒤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를 대리해 웹하드, 성인사이트 등의 플랫폼 운영자에게 유포된 불법촬영물 삭제를 요청하는 일을 주로 한다. 운영자가 삭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페이지 및 사이트 차단을 요청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2월 국회에서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성폭력방지법)을 의결하고, 국가가 불법촬영 영상물로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해 촬영물 삭제를 위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불법영상물 삭제지원 건수와 맞물려 불법영상물 발생건수도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몰래카메라 촬영 및 동영상 유포 발생건수는 지난 2015년 7623건을 기록하다 2016년(5185건)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 6465건을 기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하지만 처벌 수위는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불법촬영 동영상 피해자를 확인할수 없는 경우 단순 음란물로 분류돼 처벌은 미미하다.
음란물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적용된다. 다만 경찰이 피해자에게 이를 알려 신고접수를 받을 경우에만 5년 이하의 징역, 4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추세에 맞춰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류혜진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사업지원팀장은 "최근 불법동영상 촬영 및 배포 혐의로 3년까지 형벌이 나왔다"며 "기존에는 기소가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다 실제 가해자를 속아내기 어렵고 경찰 수사일 경우 최초 유포자를 찾아내기도 어려운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방 동의 없이 몰래 촬영 및 유포시 처벌받고 미성년자의경우 소지만 하고 있어도 불법으로 처벌을 받는다"며 "불법동영상 재유포의 경우 성폭력처벌법으로 처벌해야 형량이 높아질 수 있는데 음란물 유포로 처벌될 경우 형량이 낮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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