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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의 함정] "사기 당하고 끙끙? 국내 온라인몰에서 쉽게 해라"

기사등록 : 2019-05-0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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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해외직구) 시장이 날로 성장하고 있다.

2013년 처음 10억달러를 돌파했던 국내 해외 직구 규모는 2017년 21억1000만달러로 4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작년 상반기에는 다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13억2000만달러를 기록, 매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하지만 명이 있으면 암도 있는 법. 가파른 성장세만큼이나 소비자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 직구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는 작년 상반기 3900여 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배나 증가했다.

사기 피해도 늘고 있다. 국제거래 소비자 포털에 등록된 사기 의심 사이트는 작년 말 기준 470개로 최근 3년 동안 무려 473.2% 급증했다. 해외 직구 사기 의심 상담 건수도 2015년 152건에서 2017년 617건으로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반품·교환 절차와 언어장벽, 사기 피해에 대한 불안감 탓에 해외 직구를 꺼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빠른직구[사진=이베이코리아]

◆ 해외 직구 불안감·불편함 긁어주니…직구族, 국내 쇼핑몰로 몰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자사 플랫폼 내 직구 전용관을 개설해 해외 직구에 대한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 해외 발송부터 통관 절차까지 배송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구매 편의성을 강화하면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고객을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해외직구 상품 가격에 관·부가세와 해외배송비를 전부 포함해 전체적인 구매 가격을 명료하게 보여준다. 추가 비용을 고려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해외 직구 제품도 직관적인 쇼핑이 가능하도록 개선한 것.

G마켓, 옥션은 해외 직구의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했다. 배송일 단축과 함께 알림톡 서비스를 마련, 국내 통관접수 시점부터 제공되던 주문배송 조회 서비스를 배송 전 과정으로 확대했다. 해외 발송부터 상품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했으며, 통관 고유번호까지 간편하게 카카오톡으로 제출할 수 있게 하는 등 해외 직구 상품을 국내 배송 상품처럼 편하게 구매하고 받아볼 수 있는 데 주안점을 뒀다.

현지에서 제품 발송 기간을 3일 이내로 단축한 ‘빠른 직구’ 서비스도 도입했다. 지난해 5월 서비스 도입 이후 구매 건수는 275%(2018년 12월 기준) 늘었고, 누적 매출은 2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월 특정일마다 해외 각국의 인기 직구 상품을 선별해 할인가에 선보이는 ‘빠른직구데이’도 운영 중이다.

G9 역시 매번 입력해야 했던 개인통관 고유번호 입력 절차도 최초 1회만 입력하도록 바꿨다. 해외 직구족을 겨냥한 ‘명품지구’ 서비스도 선보였다. 해외 현지 구매 시 받은 상품 풀 패키지와 영수증을 제공하고, 배송 과정에 대해 알람 서비스를 해주는가 하면 명품 전문 수선 업체와 제휴를 통해 1년 무상 AS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베이코리아 해외직구팀 정소미 팀장은 “물리적으로 더 빠른 해외 직구가 가능해졌다는 장점도 있지만, 제품 발송 기간이 보장되면서 해외 직구 시 가질 수 있는 심리적 불안감을 없앤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로켓직구와 일반직구 비교[사진=쿠팡]

쿠팡은 해외 직구 상품을 주문하면 3일 만에 받아볼 수 있는 '로켓직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2만9800원 이상 구매하면 무료 배송을 제공해 배송비 부담도 줄였다. 왕복 배송료 1만원을 내면 단순 변심이나 실수에 의한 교환·반품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해외 사용 가능 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는 해외 직구와 달리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로켓페이'를 포함한 모든 결제 수단을 지원한다.

11번가도 미국 패션 전문 쇼핑몰 ‘리볼브’, ‘샵밥’, 일본 이커머스 업체 ‘라쿠텐’ 등 7개 글로벌 사이트를 해외직구관에 입점시켜 별도의 회원 가입 절차 없이 원스톱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국가별 상품 검색을 도입하고 현지 매장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는 상품들의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상품에 대한 신뢰도 확보했다.

위메프는 해외 현지 파트너사와 협업해 해외 직구 전용 서비스 ‘원더직구’를 선보였다. 역시 관·부가세를 모두 상품 가격에 포함해 명시된 가격 외에 고객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없앴다. 티몬은 올해부터 매월 9일마다 150여 개의 다양한 해외 직구 인기상품을 할인가격과 무료배송으로 판매하는 ‘해외직구페어’를 실시한다.

티몬 해외직구페어[사진=티몬]

◆ 동일한 상품인데 해외 쇼핑몰보다 국내 직구관이 저렴한 경우도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할 때와 동일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으면서 익숙한 쇼핑 환경에서 다양한 결제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내놓은 소구점이다. 여기에 일부 인기 상품의 경우 현지 쇼핑몰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해외직구족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미국 최대 건강기능식품 유통 업체인 '아이허브(iHerb)‘에서 23.75달러(약 2만7000원)에 판매 중인 나우푸드 실리마린 밀크시슬 제품의 경우 동일한 용량의 제품을 쿠팡 로켓직구에서는 1만8560원(2월 기준)에 구매할 수 있다.

프로모션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긴 하지만 해외 쇼핑몰과 달리 국내 이커머스 직구 전문관의 포인트 적립과 멤버십 할인 등의 추가 할인 혜택까지 고려하면 편의성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11번가의 경우 리볼브·샵밥·라쿠텐 등 입점돼 있는 해외 쇼핑몰의 각 스토어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으면서, 멤버십 혜택(VIP 장바구니 쿠폰·SKT멤버십 최대 11% 할인)을 적용하면 오히려 현지 쇼핑몰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대부분 업체들이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할 경우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해 배송비 부담도 덜 수 있다. 해외 직구 상품 가격에 포함된 국제배송비 역시 개인이 직접 해외 직구 시 부담하는 금액보다 상품에 따라 30% 이상 저렴하다.

이베이코리아 해외직구팀 정소미 팀장은 “최근 해외 직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직구관을 통해 다양한 해외 인기 제품을 선별하고 차별화된 직구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이러한 수요에 맞춰 앞으로도 해외 직구와 연계된 여러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고객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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