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코스트코가 정부의 일시정지 권고를 무시하고 하남점 개점을 강행하면서 중소벤처기업부의 과거 사업조정 사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생과 공존을 강조하는 박영선 장관 체제에서 어떤 결과가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중소기업벤처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5일 코스트코코리아에 개점 일시정지를 권고했음에도 코스트코 하남점이 개점을 진행했다"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법)에 따라 권고에 대한 이행명령을 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부과(5000만원 이하) 등 행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부는 지난 3월 8일부터 4월 18일까지 서울경기동부슈퍼조합 등 6개 중소기업자단체의 사업조정 신청을 받고, 합리적인 상생방안 마련을 위해 개별면담과 자율조정회의(4회)를 진행해 왔다. 또한 중기부는 당사자간 이견으로 추가적인 조정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25일 코스트코 하남점에 대해 개점을 일시정지할 것을 권고했다.
중소기업 사업조정 제도 절차 [자료=중소벤처기업부] |
이번 하남점 개점 강행으로 과거 사업조정제도 사례 또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4년 일시정지 이행명령 제도가 시행된 이후로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지난 2014년 홈플러스 세종점과 2017년 코스트코 송도점으로 총 두 번 있었다.
특히 지난 2017년 코스트코 송도점은 이번 하남점과 같은 코스트코의 사례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당시 송도점은 자율조정에 실패한 후 중기부의 사업조정 권고안을 받아들여 현재 정상 영업중이다. 권고안을 통해 품목과 마케팅 부분에 대한 조정이 이뤄졌다.
지난해 롯데몰 군산점의 경우, 당사자간 합의에 의해 사업조정신청이 취하된 사례다. 당시 군산점에도 영업 일시정지 권고 이행명령이 내려졌지만, 사업조정을 신청한 군산 지역 협동조합 측에서 이행명령 조치 시한을 하루 앞두고 사업조정 요청을 철회했다.
인근 공구유통상가 소공인들과 갈등을 빚었던 유진EHC의 에이스홈센터 시흥점 건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 2018년 3월 중기부 사업조정심의회는 에이스홈센터 시흥점 개점을 3년 연기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이에 유진 EHC는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이것이 행정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면서 6월 개점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또한 지난 2월 유진은 중기부를 상대로 낸 개점연기 권고 취소소송 1심 공판에서 승소했고, 중기부는 항소에 나선 상태다.
미국 대형 회원제 창고형 매장 코스트코 [사진=바이두] |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8년 7월말까지 접수된 사업조정신청은 총 393건이다. 또한 이중 완료조치된 298건 중 자율조정 조치가 289건(97%), 조정권고가 9건(3%)이었다. 당시 중기부의 더욱 적극적인 사업조정 권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중기부는 이번 코스트코 하남점 사례를 포함해 앞으로도 상생법에 근거한 사업조정제도의 취지에 맞게 당사자간 자율합의를 더욱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사업조정심의회로 갈 경우, 심의회에서 내리는 권고는 판매품목이나 판촉에 대한 제한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오히려 더 많은 상생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자율조정협의에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중재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를 살리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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