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어린이날 황금 연휴 와중에도 휴일을 만끽하지 못하는 어린이들도 있다. 공부는 쉬지 못 한다는 이유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휴일에는 학원을 의무적으로 휴원하게 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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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 딸을 둔 30대 학부모 A씨는 “혹시나 아이가 뒤처질까봐 불안하다”며 “연휴 때문에 학습지 선생님이 2주치 책을 놓고 갔는데 그걸로 아이를 가르쳐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학부모들은 영어 외에도 논술에, 미술에 혀를 내두를 정도”라며 “평소엔 직장에 다녀서 공부를 잘 봐줄 수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수준도 파악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또 다른 학부모 김모씨(32·여)는 “연휴가 길어지면 아이가 늘어지거나 공부 패턴을 잃어버릴까봐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의견을 보탰다.
실제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취학 전부터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의 2019년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의 75.5%가 취학 전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킨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사교육을 시작하는 나이는 평균 4.9세였다.
이 같은 교육 열기 때문에 공휴일엔 강제로 학원을 휴원하게 하자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한 청원인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어린이날은 어린이를 위한 날인데 정작 어린이가 쉬지 못 하고 놀지 못 하고 있다”며 “공휴일에 학원도 쉬게 하는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용근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연휴 기간이라고 무리한 학습 계획을 짜서 장기적으로 공부를 하면 아이들 피로감이 높아질 수 있다”며 “더 큰 문제는 공부를 가까이 할 수 있는 계기를 오히려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휴가 긴 기간이라면 부족한 과목 학습이나 선행 학습을 하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며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부모가 적절하게 컨트롤 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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