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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오르는데 거꾸로 가는 유류세 정책

기사등록 : 2019-05-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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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유류세 인하폭 15%→7% 축소
국제유가 상승 시기에 '엇박자' 지적
국제유가 연동해 개편 필요성 제기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정부가 오늘부터 8월 말까지 유류세 인하폭을 15%에서 7%로 축소한다.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인하조치를 단계적으로 환원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조치가 환원되면서 정부가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유류세를 '국제유가 연동형 탄력세율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국제유가 '상투' 잡은 유류세 인하…소비자 부담 가중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유류세 15% 인하' 조치를 7일부터 인하폭을 7%로 낮췄다. 이로써 휘발유는 리터당 65원, 경유는 46원, LPG부탄은 16원씩 각각 상승하게 된다.

기재부는 지난달 12일 '유류세 단계적 환원' 방침을 발표하면서 "최근 국내외 유가동향, 서민·영세자영업자의 유류비 부담, 소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지난해 11월부터 한시적으로 적용돼 왔던 정부의 유류세 인하 폭이 7일부터 현행 15%에서 7%로 축소되면서 휘발유는 ℓ당 65원, 경유는 46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16원씩 가격이 올랐다. 사진은 7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 모습. 2019.05.07 mironj19@newspim.com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부의 유류세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진 엇박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기에 유류세를 인하하고 상승기에는 되레 환원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유류세 인하를 발표할 당시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79달러 수준이었으나, 이후 하락세를 거듭해 지난해 말에는 57달러까지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 4월부터는 70달러를 웃돌고 있다(아래 그래프 참고).

유류세 인하로 인해 세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마냥 인하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는 정부가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정부 매점매석 단속만 치중…국제유가 연동 필요성 제기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매점매석을 단속하는데만 우선 치중하고 있다.

지난달 9일부터 유류세 환원 관련 매점매석을 금지하고 오는 8월 말까지 석유정제업자들의 반출량을 제한하고 있다. 휘발유·경유는 전년동기 대비 115%, LPG부탄은 전년동기 대비 120%를 초과하는 반출 및 수입이 금지된다.

정부 관계자는 "정당한 사유없이 판매를 기피하거나 특정업체에 과다반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면서 "위반시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점매석 행위자는 관련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불공정한 인상요인을 막겠다는 취지겠지만 정부의 '거꾸로' 정책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자료=KB증권]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제유가에 연동해 탄력적인 유류세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유류세를 낮춰주고 국제유가가 내리면 유류세를 높이는 방식이다. 정부의 세수에 다소 불확실성이 가중되겠지만 소비자가격을 안정시키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유성엽 의원(민주평화당)은 "유류세는 대표적인 간접세로 저소득층에 불리한 역진세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며 "지금 같이 경제가 어려울 때는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이 더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서 역진성이 강한 유류세 인하를 줄여 사실상 인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제유가 상승시에는 유류세를 인하해 유류제품 가격을 낮추고, 하락 시에는 세율을 다시 환원시키는 탄력적 세율 정책을 실시한다면, 휘발유값 안정화 등을 통해 물가안정과 국민생활 편익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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