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해 장례식장 영업이사에게 자신이 근무하는 지역의 변사사건을 알려준 전직 경찰관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유죄를 확정 받았다.
대법원 제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직 경위 주모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18.11.20 kilroy023@newspim.com |
주 씨는 경기도 한 파출소에서 경위로 근무하던 2016년 무렵 평소 친분이 있던 인근 장례식장 영업이사 한모 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한 씨가 제공한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 관내 변사사건 장소를 17차례 가량 알려주고 한 씨가 이들 변사자의 시신을 자신이 근무하는 장례식장으로 운구하도록 도왔다.
이에 주 씨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주 씨가 전달한 정보가 수사기관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공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고 주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수사기관의 국민에 대한 신뢰확보가 긴요한 시점에서 변사사건 발생에 대해 알게 된 직후 친분이 있는 장례업자에게 발생장소를 알려준 피고인의 행위는 무책임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판결 배경을 설명했다.
주 씨는 이같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역시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 또한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무상비밀누설죄에서의 직무상 비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다.
또 “형사소송법에 따라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 사유로 상고가 허용되므로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양형부당 취지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