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후신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소속 임원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삼성바이오 수사 관련 삼성전자 임원에 대한 신병확보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8일 “오늘 삼성바이오 관련 사건 수사를 위해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소속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 TF 소속 서모 상무에 대해 각각 증거인멸·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검찰청 본관. 2019.01.22 mironj19@newspim.com |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앞두고 삼성바이오를 찾아가 직원들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에서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하는 등 증거인멸을 지휘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이들은 직접 ‘JY', ’합병‘, ’미전실‘ 등 단어를 검색해 분식회계 의혹 관련 민감한 자료들을 지우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이 지난해 12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에 착수한 이후 삼성 그룹 핵심인 사업지원 TF 소속 임원에 대해 처음으로 신병 확보에 나서면서 조직적 증거인멸과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윗선 수사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앞서 삼성바이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 2명은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인멸과 증거인멸교사, 주식회사 등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또다른 에피스 직원 A씨는 자신의 자택에 회사 공용서버를 떼어내 보관하다 발각 지난 3일 긴급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삼성바이오 보안서버관리 실무책임직원 A씨에 대해서도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A씨는 직접 휴대전화나 노트북에서 관련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A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심사 당일인 오늘 밤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은 증거인멸 범죄에 연관된 회사 관계자들에 대한 신병확보 시도와 함께 관련 증거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 공장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바닥을 뜯어내고 은닉된 노트북 수 십대 등을 확보했다.
검찰 측 관계자는 “증거인멸 사건이 본류(분식회계 의혹)와 맞닿아 있다고 보고 두 사건을 병행해 수사하고 있다”며 “증거인멸 범죄가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이뤄진 사실에 주목해 효율적으로 수사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는 2012년 에피스 설립 당시 합작사인 미국 바이오젠에 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한 사실을 고의로 숨겨오다 회사 가치를 부풀리기 위한 목적으로 삼성바이오 상장을 앞둔 2015년 무렵 회계처리기준을 변경하는 등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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