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증권부 =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협상 결렬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극대화되며 코스피가 2100선 부근까지 추락했다.
9일 코스피 지수. [자료=NH투자증권] |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6.00포인트(3.04%) 내린 2102.01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2097.18을 기록한 지난 1월15일 이후 최저치다. 일일 하락폭으로는 98.94포인트가 빠졌던 지난해 10월11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날 조정은 지난 주말부터 확산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우려가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지시간으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패너마시티비치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중국이 합의를 깼다(Broke the deal)”고 발언한 것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합의가 깨졌다고 발언하면서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확대됐다"며 "환율 급등도 같은 연장선상이다. 미·중 간 무역협상 안 되면 중국 의존도가 큰 한국도 타격을 받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자별로는 기관이 662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3일 이후 4거래일 만에 1조6000억원 이상 팔아치웠다.
지난 달 26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오던 외국인 역시 이날 188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하루 1800억원 넘게 순매도한 것은 지난 2월28일 이후 처음이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의 강한 코멘트가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며 “다른 글로벌 증시에 비해 코스피가 덜 빠지고 버티던 상황에서 발언 강도가 세지다 보니 한꺼번에 매물이 쏟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업종별 지수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전기전자(-4.35%)가 4% 넘게 밀렸고 화학(-3.52%), 기계(-3.49%), 건설업(-3.44%), 운수장비(-3.42%), 제조업(-3.42%), 유통업(-3.19%) 역시 낙폭이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또한 셀트리온(2.19%)과 SK텔레콤(0.38%)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시총 1위 삼성전자(-4.07%)를 비롯해 SK하이닉스(-5.35%), 현대자동차(-3.32%), LG화학(-3.65%), 현대모비스(-4.57%), 포스코(-1.21%), 신한지주(-1.88%) 등이 모두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선 결국 미·중 무역협상 결과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향후 중국 정부 차원의 부양책이 나오더라도 무역분쟁 이슈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지수 하방 압력이 지금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양측의 협상이 쉽게 끝날 것 같진 않다”며 “당장 주식을 매도할 필요는 없지만 정치적 이슈가 예측의 영역이 아님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트럼프가 관세 부과를 언급했는데, 하루 정도 협상해서 극적인 반전이 없으면 관세가 부과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중국은 이후 부양책 등을 내세우겠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스닥은 전일 대비 21.15포인트(2.84%) 하락한 724.2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431억원, 기관은 910억의 매도 우위를 기록하면서 최근 3거래일 연속 동반 매도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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