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2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항공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들은 달러 차입금으로 항공기를 구매 또는 임대하기 때문에 원화 약세시 재무구조 악화가 불가피하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여객기. [사진=각사] |
9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1169.40원)보다 10.4원 오른 1179.8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충돌 우려가 지속되며 종가 기준 지난 2017년 1월16일 이래 약 2년4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항공사들은 지금과 같이 달러화 강세,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수익성이 악화되고 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항공업 특성상 비행기 임대와 원유 수입 등을 주로 달러화로 결제해 외화 부채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0원 오르거나 내릴 때 대한항공에 약 79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사들은 환 헷지 등을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까지 지속적으로 오르며 고민이 더욱 커졌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항공유 가격도 따라 오르게 되는데 최근 넉 달 새 국제유가가 50% 가량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우려도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1.17% 오른 배럴당 62.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배럴당 42달러 선이었던 지난해 말에 비해 50% 가량 상승한 가격이다.
유류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25~30% 가량을 차지,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약 3300만 배럴의 유류를 소비하기 때문에 유가가 1달러 오르거나 내리면 약 3300만 달러의 손익 변동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은 유가 변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항공사들은 지난해 3분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 증가로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영업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80달러 중반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비쌌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는 비행기 리스와 항공유 등으로 환율과 유가에 매우 민감한 업종"이라며 "환율이 높아지고 유가가 오르면 헷지 등 여러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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