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촛불의 염원’을 담은 문재인 정부가 닻을 올린 지 어느덧 2년이 지났습니다. 뜨거운 시작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도 열의가 넘쳤습니다. 하지만 노력과 성과가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외교·안보·경제·교육·복지·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전히 개혁 과제가 산적해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종합민영통신사 <뉴스핌>이 집권 3년차에 돌입한 문재인 정부를 두고 ‘칭찬과 질타’의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년을 맞아 40%대 중반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80%를 웃돌았던 ‘지지율 고공시대’는 저물었지만 역대 정권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발표한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45%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조사한 결과다.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응답률 1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로 나타났다.
지지율이 83%에 달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주저앉았지만 역대 대통령 취임 2주년 지지율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는 아니다. 문 대통령의 취임 2년 국정 지지율은 1988년 노태우 대통령 취임 이래 김대중 대통령(4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과다.
냉온탕을 오가는 남북관계 탓에 지지율 온도 차이가 벌어졌다는 특수성도 있다. 지난해는 4.27남북정상회담·판문점선언 직후 발표돼 역대 대통령 1주년 사상 지지율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 북한·경제 등 곳곳에 암초...“필연적 하락” 지적도
문재인 정부는 북핵 위기가 심화되며 전쟁 위기감이 고조됐던 상황에서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 된다”며 4.27 남북 정상회담, 1차 북미정상회담 등을 거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경제가 발목을 잡으며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다.
소득주도성장을 기치로 사람중심 경제를 표방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최저임금 인상에 소상공인·자영업자가 타격을 받으며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일자리 정부’를 천명했지만 높은 청년 실업률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경제 정책은 최근 1년 새 문재인 정부 국정 평가 부문에서 내내 평가 하위권에 머물렀다.
일반적으로 임기 초 높은 지지율은 국정 운영 중반기에 들어서며 하락한다. 정치학에서는 이를 ‘필연적 하락의 법칙(the law of inevitable decline)’이라고 부른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결국 시간이 지나면 일부 유권자는 실망하고 등을 돌린다.
전문가들은 당장 정책을 변경하기보단 혁신성장과 공정경제 부문을 강화해 고질적 저성장과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7일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열린 정책 컨퍼런스에서는 ‘혁신성장 추진력 강화’, ‘소득불평등 완화’, ‘공정거래위원회 권한 확대’ 등의 제안이 쏟아졌다.
사람중심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단기간에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에서 병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사진=한국갤럽] |
◆ 역대 대통령 2주년 지지율은? 박근혜 33% 이명박 44%
문재인 정부가 출범 2년 만에 암초를 만나며 전직 대통령들의 동기간 지지율에도 관심이 모인다.
‘국정농단’ 논란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2주년 지지율은 33%였다. 한국갤럽은 역대 대통령 취임 2년 직무 수행 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박 전 대통령이 2015년 초 연말정산 논란 등으로 긍정률 최저치를 기록한 후 소강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2013년 취임 이후 50%를 웃돌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이듬해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안대희·문창극 등 총리 후보 연쇄 낙마와 비선실세 의혹 등이 불거지며 악재가 겹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 2년 지지율은 44%로 반등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취임 첫해인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로 10%대까지 폭락했다. 이후에도 국정원 민간사찰과 차벽 논란 등으로 낮은 지지율에 머무르다 2010년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며 회복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등 경제분야에서 낸 성과가 이명박 정부를 집권 2주년에 보기 드문 상승세로 끌어올린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71%라는 역대급 지지율로 시작했다. 하지만 집권 2년 말 지지율은 37%까지 떨어졌다. 임기 초반 육군 내 사조직인 하나회 해체, 금융실명제 도입 등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맞이한 것. 임기 말인 1997년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맞으며 역대 최하급인 5%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취임 2주년 지지율은 28%, 노무현 전 대통령은 3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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