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경고한 가운데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비, 기업들은 가격 인상부터 공급 업체 분산, 재고 물량 대폭 확대 등 가능한 모든 해법을 동원하는 움직임이다.
수출입 컨테이너 [사진=블룸버그] |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조업부터 유통업까지 미국의 크고 작은 기업들이 일제히 관세 인상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올해 이익 전망에 이에 따른 파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진행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결과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지난주까지만 해도 10일 최종 타결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주말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달러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무역 전면전이 재점화될 리스크가 고조됐다.
카펫과 비닐 타일을 제조하는 모호크 인더스트리의 제프리 로버바움 최고경영자는 WSJ과 인터뷰에서 “관세가 25%로 뛸 것으로 가정하고 재고를 대폭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월마트와 달러 제너럴 등 미국의 대형 유통 업체도 일제히 재고 물량을 축적하기 시작했다. 중국과 거래를 최대한 앞당겨 당장 닥칠 관세 충격을 가능한 한 모면해 보자는 계산이다.
가격 인상을 적극 검토하는 기업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믹서기를 포함한 가전 제품과 기기 제조 업체인 스탠리 블랙 앤 데커와 뉴웰 브랜즈가 대표적인 사례.
이들 업체는 관세 인상에 따른 비용 상승 부담을 상품 가격을 올리는 형태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500 기업 가운데 수 십 개의 기업이 같은 전략을 취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에 집중된 공급망을 동남아와 남미 등 다른 지역으로 분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잰걸음을 하고 있다.
이번 주 돌발적인 상황 반전에 기업들은 당혹스럽다는 표정이다. 모토사이클 업체 폴라리스 인더스트리와 오하이오 소재 농산물 업체 앤더슨은 관세 인상에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비상 대책을 가동하더라도 관세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와 경제 석학들의 주장이다. 지난 1월말 하니웰의 그레고리 루이스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해 시행된 관세로 인한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실제 충격은 예상보다 훨씬 크다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수 천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 억 달러에 이르는 비용 상승에 대한 온전한 해법이란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이 경영자들의 얘기다.
WSJ은 10일 관세 인상이 강행될 경우 소비자 물가 상승과 함께 중소 기업의 수익성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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