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임금은 완성된 편경을 시연하는 자리에서 미세한 음 차이를 지적했는데, 제작과정에서 먹줄로 표시한 선이 덜 갈렸다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잡았다" - <세종실록> 세종 15년의 기록
위대한 업적과 애민정신으로 유명한 세종대왕은 예술적 감각과 음악적 재능도 뛰어났다. 음체계의 바탕이 되는 기본 율관(律管)을 사용해 음높이를 제정하고 새로운 악기, 음악을 만들고 악보를 처음으로 창안해내는 등 '작곡가 세종'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세종음악기행-작곡가 세종' 시연회 [사진=세종문화회관] |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국악관현악단(단장 박호성)은 세종대왕 탄신일을 기념해 국악방송(사장 송혜진)과 함께 '세종음악기행-작곡가 세종'을 무대에서 선보인다. 오는 15일 공연에 앞서 10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시연회와 간담회가 진행됐다.
박호성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은 "세종문화회관의 브랜드공연 '세종음악기행'이 그간 세종대왕 당시의 음악을 다시 살펴보는 전통에 중심을 뒀다면, 이번에는 과감하게 현대로 모셔왔다. 만약 세종대왕이 2019년에 살았다면 어떻게 표현했을까, 강남역이나 홍대 앞에서도 만날 수 있는 세종의 모습을 그려봤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작곡가 박일훈, 강은구, 황호준, 강상구, 김백찬의 시선을 통해 세종의 음악을 풀어낸다. 한 곡의 실내악곡(치화평)과 다섯 곡의 관현악 곡으로 구성된다. △율화-대왕, 세종을 위한 서곡 △여민락 △대왕, 민(民)에게 오시다 △신 용비어천가 △여민동락하라 등이다.
박 단장은 "다섯 명의 작곡가들이 600여년 전 세종대왕이 작곡한 용비어천가, 종묘제례악 등을 오늘의 시각, 현대의 시각으로 써주셨다. 세종대왕의 웅대한 뜻을 펼칠 수 있고 장엄한 마음을 품을 수 있는 곡들을 모두 초연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음악기행-작곡가 세종' 시연회 [사진=세종문화회관] |
특히 이번 공연은 공연콘텐츠와 방송콘텐츠를 결합하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는다. 2014년부터 선보인 세종문화회관의 브랜드 공연 '세종음악기행'과 '제31회 한국 PD대상' '2019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등 4관왕을 수상한 국악방송 특별기획 라디오 다큐멘터리 '작곡가 세종을 만나다'와 결합해 무대에 오른다.
박 단장은 "콘텐츠 개발을 고민하면서 다른 공연과 차별성이 가장 중요했다. 스튜디오에서 했던 것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확장해 무대화한다는 점에서 또 의의가 있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더 쉽고 가깝게 새로운 문화에 다가갈 수 있는지 국악방송 송혜진 사장이 방향을 제시해주셨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음악에 스토리를 불어넣는 배우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극단 단원 강신구 배우가 세종대왕을 연기하고, 배우 장석환과 박진호가 각각 장영실, 박연 역을 맡는다. 연출은 김광보 서울시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맡는다.
박 단장은 "김광보 단장이 현대적으로 오늘날의 세종을 만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세종이라고 해서 곤룡포를 입을 게 아니라 현대적인 옷으로 바뀐다. 무대 연출도, 디자인도 모두 현대적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음악기행-작곡가 세종' 포스터 [사진=세종문화회관] |
이 외에도 서울시합창단과 뮤지컬 배우 박소연, 2018년 KBS 국악대상 가악상 수상자 하윤주, 2014년 KBS 국악대상 가악상 수상자 김나리, 정재연구회(예술감독 김영숙) 등 출연자도 다양하다. 국악방송 송혜진 사장이 음악프리젠터, 팝칼럼니스트 김태훈이 내레이터를 맡는다.
마지막으로 박 단장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준비하고 있다. 모든 시민들에게 저희가 준비한 것들, 제작진과 작곡가들이 생각한 바가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바랐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세종음악기행-작곡가 세종'은 오는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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