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잇단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정부가 대북 식량지원에 ‘소극적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는 10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및 워킹그룹 회의 개최’ 보도자료를 통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 간 협의 사실을 알렸다.
외교부는 “한미 양측은 이번 협의에서 북한의 5.9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포함 최근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며 “양국 정상이 정상회담(4.11) 및 통화(5.7)를 통해 재확인한 한미 공동목표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진전을 위한 공조방안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측은 한미 워킹그룹이 북핵·북한 문제 관련 한미 공조의 구심체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앞으로도 워킹그룹을 통해 한반도 사안 관련 제반 현안에 대한 정책적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미 비핵화 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9.05.10 photo@newspim.com |
그러나 외교부는 대북 식량지원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이 본부장 외에 청와대, 국방부, 통일부 관계자가 참석하는 워킹그룹 회의에서 대북 식량지원이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특히 정부는 최근 대북식량 지원 방침을 공식화 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 이를 위한 여야 지도부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외교부가 ‘워킹그룹 보도자료’에서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국면 속에서 이른바 ‘퍼주기’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미 비핵화 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9.05.10 photo@newspim.com |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보도자료에는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내용은 없지만 포괄적으로 보면 ‘한반도 사안 관련 제반 현안에 대한 정책적 공조를 강화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굳이 이 단계(북한 미사일 발사 국면)에서 구체적으로 보도자료를 내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다만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사안과 무관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북 인도지원 주무부처인 통일부도 이날 오전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해 “국민적 공감과 지지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