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난 1년 넘게 평화롭게 유지되던 북미관계가 최근 악화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분을 강화하며 담판을 지으려던 계획이 각자 내부 다툼으로 인해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분석기사에서 북한이 500여일 만에 처음으로 미사일을 발사했고 미국은 처음으로 제재 위반을 이유로 북한 화물선을 압류하는 등 북미 관계가 악화일로로 빠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처럼 긴장이 고조되기 전 각 정상들이 내부 강경파와의 ‘집안 싸움’에 휘말려 있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유화적 분위기를 유지하며 대화를 지속하고자 하지만, 내부 강경파 관료들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WP는 이러한 내부 갈등으로 인해 트럼프와 김정은의 개인적 친분만으로는 북미 대화를 이끌어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양 정상은 자신을 실망시킨 내부 매파 인사들을 질책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압박이 느슨해질 것이라는 강경파의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북 식량지원을 지지한다는 의향을 밝혔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과 충돌이 있다는 증언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볼턴 보좌관이 대북제재를 위반했다며 자신의 승인없이 중국 해운회사에 제재를 부과하자 볼턴 보좌관에게 화를 내고 트위터에서 제재 철회를 언급하기도 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볼턴 보좌관이 친교 만찬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볼턴 보좌관에게 만족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강한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괜찮다. 나는 그를 다룰 수 있다. 나는 그를 좋아한다. 존보다 온건한 보좌관들도 있고 최종 결정은 내가 내린다”며 불만이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는 태도를 보였다.
김정은 또한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군부 출신 대미 강경파인 김영철에서 민간인 출신 장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으로 교체하는 등 내홍의 징후를 보였다고 WP는 보도했다.
또한 북한의 미국통으로 알려진 최선희 외무상 제1부상이 대미 라인으로 교체되고, 그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보좌관을 비난하는 것도 같은 처지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는 유지하면서 미국 행정부 내 강경파에게 대화를 망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협상 전략에 인내심을 잃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대북 전략에 대한 국민의 비난에 점차 조바심을 내고 있으며, 사적인 자리에서 김정은이 어렵고 변덕스러운 협상 파트너라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결국 트럼프와 김정은이 친분으로 담판을 지으려는 계획의 한계를 느끼자 상대편의 강경파를 겨냥해 도발과 맞대응에 나서면서 최근 긴장이 고조된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WP는 북한의 비난에서 빗겨간 유일한 인물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 대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비건이 북미대화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최상의 선택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비건의 회담 요청에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북한이 비건의 협상 파트너로 누구를 택할지 여전히 숙고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담판 외에는 원치 않는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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