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재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내 기업에 대한 경영권 침해 우려에 대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재벌개혁과 관련해선 새로운 방법론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2019.05.10 yooksa@newspim.com |
김 위원장은 11일 오전 OBS ‘초대석’에 출연해 “한국 기업들이 외국 투자 자본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일본이나 독일은 물론 다른 어떤 선진국보다도 훨씬 적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경영권 위협이 이뤄진 케이스가 몇 번이나 되는가”라며 “2003년 소버린(SK)이나 2006년 칼 아이칸(KT&G), 최근의 엘리엇(삼성·현대자동차) 등 지난 몇 년 간 네 건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재계가 주장하는 ‘포이즌 필(Poison Pill)’ 등 경영권 방어장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포이즌필은 적대적 인수합병(M&A)나 경영권 침해 시도가 발생할 경우 신주 발행시 기존 주주가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김 위원장은 “선진국에선 포이즌필 등을 도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나름의 역사적 배경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런 제도를 쉽게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전했다.
취임 후 꾸준히 진행 중인 재벌개혁에 대해선 중장기적 시각으로 일관되고 꾸준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정부 초창기에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나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 개혁적인 제도가 많이 도입됐으나 6개월에 그쳤다”며 “문재인 정부는 6개월이 아닌 5년, 10년 이상 갈 수 있는 일관된 개혁을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지속가능한 재벌개혁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엄정하고 일관된 법 집행, 기업의 자발적 변화를 유도하는 포지티브 캠페인, 필요 최소한의 영역에서 새로운 법 제도 구축 등 3가지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기존 재벌들이 진행 중인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보다 속도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시간을 자꾸 끌면 비용이 더 커지는 만큼 적절한 타이밍에 가능한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자기 결정에 책임을 지는 기업 지배구조를 만드는 것이 한국경제나 기업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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