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준 효성 회장 측이 “조 회장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에서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결과 정당한 급여를 수령한 것”이라며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조 회장 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강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오후 열린 조 회장의 9차 공판에서 2시간가량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100억 원대 비자금 조성과 수백억 원대 배임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조 회장 등의 혐의는 지난 2014년 조 회장의 동생 조현문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을 고발하면서 드러났다. 당시 효성 자체 감사 결과에 따르면 HIS에 근무하지 않았던 한상태 전 상무에게 매월 1000여만원의 급여가 지급됐고, 실제로는 조 회장이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회장 측은 이 내부 감사가 조 전 부사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기획한 표적 감사라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조 회장이 수행한 신규사업 업무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의 업무라고 단정할 수 없어 HIS로부터 급여를 수령한 것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회장 측은 “HIS는 지난 2000년 발생한 위기상황에서 새로운 비전을 추구하기 위해 신규사업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스토리지 관련 솔루션 사업을 진행했다”며 “그는 IT사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미국의 여러 업체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사 전반 업무를 총괄하고 업무에 상당 시간을 기여한 이상, 한 전 상무 명의로 급여를 수령했다는 사정만으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조 회장도 16년 후 오늘날에 와서 차명으로 급여를 수령한 것이 이렇게 큰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면 실명으로 지급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이 HIS 주주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주주라도 업무를 수행했다면 그에 따른 급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실제 조 회장은 주주가 아닌 경영진의 지위에서 업무를 수행했고, 그에 따른 급여 수령을 횡령이라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검찰의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려면 조 회장이 HIS 업무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돼야 한다”며 “재판 과정에서 조 회장의 업무 수행 사실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HIS와 노틸러스 효성 등을 동원해 타 기업과의 거래과정에서 효성 ITX등을 끼워넣기 하는 방식으로 계열사에 부당한 지원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2013년 7월 제조회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의 상장이 무산되고 투자지분 재매수 부담을 안게 되자, 대금 마련을 위해 회계보고서를 조작하고 주식가치를 부풀려 환급받는 방법으로 회사에 약 179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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