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구속 기로에 서면서, 뇌물수수 및 성관계 동영상 등 수많은 의혹을 받아온 ‘김학의 사건’에 대한 수사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신 판사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이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이 윤 씨에게 사업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아파트를 요구하거나, 윤 씨의 강원도 별장에 걸려있던 1000만원 상당의 미술 작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윤 씨 외에 사업가 최 모 씨로부터 생활비 등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아 총 1억60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는 이날 김 전 차관 구속심사 결과에 따라 수사 성패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상 규명을 기대하면서도 실패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는 판단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9.05.09 kilroy023@newspim.com |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도 있고, 마무리 수순을 밝게 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속심사에서 수사단이 김 전 차관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느냐인데, 해당 범죄 구조상 수사가 매우 어려운 편이긴 하다”고 설명했다.
‘김학의 사건’은 윤중천 씨의 강원도 한 별장에서 신원 불상의 사회 유력 인사와 여성들 사이에서 성관계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으로, 2012년과 2013년 두차례 검찰 수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결론났다.
이 과정에서 윤 씨와 김 전 차관 사이에서 뇌물이 오갔는지, 또 두 사람 사이의 대가성 여부가 수사 대상이다.
수사단은 수차례 윤 씨 조사에서 몇 가지 진술을 확보했다. 윤 씨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것과 동시에 김 전 차관 관련 의혹에 대해 일부 유의미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9일 김학의 전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동부지검에 첫 소환 조사에 이어, 12일 두번째 조사 끝에 이튿날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수사단은 윤 씨에 대해 개인비리 의혹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사기·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공갈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윤 씨 구속불발에 과거사위가 수사를 권고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중희 변호사에 대한 수사도 급제동이 걸리게 됐다. 이 때문에 이날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더욱 주목되는 것이다.
곽 의원과 이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당시 각각 청와대 민정수석과 민정비서관을 지낸 인물로, 당시 김 전 차관에 대해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외압 등을 행사한 의혹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과거사는 김 전 차관이 2005~2012년 윤중천 씨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정황이 있다는 이유로 3월말 검찰에 수사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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