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놓고 검·경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권력기관 '밥그릇 싸움'으로 비화될까 몸을 낮추던 경찰이 검찰측 발언에 대해 내부망을 통해 첫 공식입장을 표명하면서다.
특히 검·경간 각 전직 수뇌부에 대한 수사에 전격 나서면서 팽팽한 대립구도를 형성하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경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이유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민갑룡 경찰청장은 전날 내부망을 통해 "수사권 조정은 오직 국민을 위한 개혁이 돼야 한다"며 "국민이 요구하고 정부가 합의안을 통해 제시하고, 국회에서 의견이 모아진 수사구조개혁의 기본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안건인 경검 협력관계 설정 및 검사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의 1차적·본래적 수사권 및 수사종결권 부여, 검사의 직접수사 제한이라는 원칙이 최종 입법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혜와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3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전국 검사장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원안보다 검찰의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한 발언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앞서 문무일 검찰총장의 정부가 합의한 대로 수사권 조정이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발언에 정면 반박하고 나선것이다.
그동안 경찰 내부에서는 과거부터 권력기관 개혁안이 나올때마나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검·경간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까 공식 입장을 자재하는것으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 검찰측의 검경 수사권 조정 입장에 대해 반박하는 글들과 함께 경찰 수뇌부가 검찰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사내 내부망에 불만의 목소리 글들이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해 동조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9.05.15 mironj19@newspim.com |
검찰은 패스트트랙에 오른 수사권 조정 법안이 경찰에 독점적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 총장은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런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문 총장은 오는 16일 간담회를 열고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입장을 상세히 밝힐 예정이다.
이런 검·경간 미묘한 신경전은 각 전직 수뇌부들에 대한 수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양쪽 모두 전직 기관장 수사에 나서며 팽팽한 대립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시작은 검찰이 먼저였다. 불법 선거개입 혐의로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전·현직 경찰 수뇌부를 정조준했다.
이에 경찰도 맞불을 놨다. 경찰은 임은정 부장검사(청주지검 충주지청)로부터 고발당한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부하 검사의 고소장 바꿔치기를 알고도 징계를 미뤄왔다는 혐의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직무유기 혐의로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검사 등 4명을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자료를 분석하고 있으며 임 부장검사와 고발인 조사 일정을 조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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