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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지완 백진규 기자 = 한전 6개 자회사 채권이 실적악화에 따른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한전 자회사 채권을 매수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한전 및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한전 자회사들의 수익성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2년간 한전 자회사들의 순이익은, 중부발전 1173억원(2017년)→ –188억원(지난해), 서부발전 1028억 → –348억원, 한수원 8618억원 → –1019억원, 동서발전 2171억원 → -80억원, 남동발전 1756억원→ 296억원, 남부발전 915억원→ 95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6개사 중 4개사가 순손실로 전환됐는데, 수익이 늘어난 남부발전 역시 2016년 순이익이 4225억원에 달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발뻗고 눕긴 어려운 상황. 설상가상 동서발전은 화력발전 감축 정책 영향으로,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또 2017년 5월부터 문재인정부 2년간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에 채권발행 잔고는 급증했다. 2017년 4월 한전 6개 자회사들의 채권발행 잔고는 20조6600억원이었지만 현재 23조8600억원까지 늘었다. 이자만 1조1182억원에 달한다.
베트남 하노이 외곽에 있는 공장 굴뚝. 기사와는 관련없음.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한전 '빚'잔치 계속...채권발행액 계속 늘어날 전망
문제는 한전 자회사들의 '빚잔치'가 이제 시작이란 점이다. 올해를 포함 향후 4년간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에 따라 차입금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재생 3020 이행계획에 보면 한전 및 자회사들은 2018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연평균 15조원의 투자계획이 잡혀있다"면서 "이중 한전 자회사 총 투자액은 연평균 6조원이 잡혀있다. 하지만 매년 발표되는 투자계획을 보면 실제 투자액수는 이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남동발전은 내년 석탄화력발전소인 삼척 1·2호기 폐쇄를 앞두고 있으며, 중부발전은 제주LNG복합 등 무려 6곳의 발전소를 건설중이다. 서부발전은 장흥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건설을 진행한다.
한전 자회사 6곳 모두 채권 투자설명서를 통해 '발전설비에 대한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신규설비 투자로 인한 차입금 규모 증가로 재무적인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향후 수익성에 대해서도 비관했다. 6개사 모두 정부의 원가보전방식 변경에 대한 우려를 표한 가운데, 한수원은 신규원전 건설 취소 및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 금지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고지했다. 남동·동서발전 등은 탈원전 탈석탄 정책 추진에 따른 수익성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 '한전채'와 달리 자회사는 '회사채'...신용 우려에 대형보험사 '발빼'
이처럼 한전 자회사들 실적부진에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신용우려도 한층 커지고 있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요즘 채권영업 현장에서 한전 자회사들에 대한 우려가 커져, 문의가 많이 늘었다"고 운을 뗀 뒤 "요즘 한전 자회사들은 한전과 달리 특수채(공사채)가 아닌 일반 회사채로 분류돼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전 자회사를 담당자중인 한 신평사 관계자는 "문제는 한전 자회사"라며 "이대로 가면 '전기요금 인상' 또는 '신용리스크 확대' 둘 중 하나"라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 한전 자회사들의 채권 '완판' 행진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김 연구원은 "보험사들은 IFRS17 이슈 때문에, 자산 듀레이션을 늘려야 하는 이슈가 있다"면서 "그 시각에서 보면 시장에서 장기채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무리없이 소화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와는 달리 일부 보험사들은 한전 자회사 채권을 매수 대상에서 제외했다.
미래에셋생명 운용관계자는 "과거에 투자한 것이 일부 있긴 하지만, 요즘은 한전 자회사 채권에 투자하지 않는다"면서 "일단 한전 자회사들은 실적이 안 좋아지는 부분이 있다. 또 향후 신재생에너지가 도입될 경우, 아무리 국가에서 법적으로 보전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어도 자회사까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전 자회사 채권을 사는 이들은 대부분 종소형 보험사"라며 "이자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서인데 이것이 전체적인 보험사들 스탠스는 아니다"고 귀띔했다. 이어 "IFRS17 때문에 아무리 장기채를 많이 산다고 해도 몇 'bp' 더 먹기 위해서 30년이상 가져갈 채권을 마구 담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는 2022년 IFRS17이 도입되면 회계상 자산과 부채 평가방식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이에 보험사는 고객들로부터 보험료(부채) 기간에 맞춰 운용자산 듀레이션(만기)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보험료 지급 기간은 30년인데, 보유 채권 만기가 20년이면 지급여력비율(RBC)이 떨어진다.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