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내에서 제기되는 대표 퇴진론을 일축했다. 제3의 길을 걷는 바른미래당이 중도 개혁정당으로서 수구 보수 세력에 넘어가지 않도록 당을 지키겠다는 것. 손 대표는 그러면서 당 내에 '혁신위원회'를 설치해 당을 혁신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손학규 대표는 1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손학규가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해 퇴진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어제의 원내대표 선거는 의원의 국회 대표를 뽑는 선거였지, 당의 대표를 뽑는 선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공당의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의 새로운 정치에 대한 의지를 당헌·당규에 따라 계속 실천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이 만들어주신 중도개혁 정당 바른미래당을 손학규가 기필코 지켜내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5.16 kilroy023@newspim.com |
손 대표는 "사적 이해 관계 때문에 한국 민주주의의 시계를 뒤로 돌리려는 행태를 단호히 거부한다"면서 "국민이 만들어주신 중도개혁 정당 바른미래당이 수구 보수 세력의 손에 허망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제 정치적 명운을 걸고 당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는 선거에 출마하면서 '현 지도부 퇴진'을 공약한 바 있다. 원내대표로 선출된 15일에도 선거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손 대표를 다시 찾아뵙고 저의 간곡한 충언을 말씀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가 당내 과반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 당선된지 하루만에 손 대표가 퇴진 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손 대표는 "(오신환 원내대표의 체제 변화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원내대표는 선거가 당 지도체제를 바꾸는 선거가 아니며, 지도체제는 당헌·당규에 의해 바꿔지거나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 의원들 과반이 '지도부 퇴진론'에 손을 들어준 것에 대해서는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그러나 그것도 지도체제 개편과는 상관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일축했다.
손 대표는 대신 당의 혁신을 위해 '혁신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현재 공석 상태인 당직 개편을 마무리하는 즉시 당 내부 인사를 최소화하고 외부 전문가와 일반 국민이 주가 되는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겠다"면서 "명칭은 제2 창당위원회가 됐건 뭐가 됐건 아무래도 좋다. 평당원과 보통 국민들과의 소통 자리를 만들고 위원회에 당헌·당규가 허락하는 최대한의 전권을 부여해 당의 혁신을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리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총선전략기획단'을 가동하겠다"며 "총선 전략기획단은 외부 전문가와 당내 인사를 균형있게 구성해 총선 전략을 조기에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손 대표는 혁신위에서 대표 퇴진을 요구하면 따를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가서 보겠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오신환 원내대표를 따로 만나 논의할 예정이다.
손 대표의 퇴진 거부로 바른미래당 내 갈등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신환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을 합당했던 당사자인 유승민·안철수 대표와 손잡고 당을 이끌어가겠다고 공언한 것과 달리, 당대표인 손 대표는 독자 노선을 선택하면서 당내 분열 수습과 진로 결정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손 대표는 이날 '계파 패권주의라는 것이 유승민·안철수가 힘을 합한 것을 얘기하느냐'라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장으로만 보라"고 일축했다.
안철수 전 대표와 연락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이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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