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난기류를 만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전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중국의 통화정책 완화를 점치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정면 대응할 것을 주문한 트윗이 사실상 환율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이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와 주요 외신은 중국 인민은행(PBOC)의 정책 결정에 시선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16일(현지시각) 중국 관영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미 연준에 통화정책 완화를 압박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두고 환율전쟁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관측이 국내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4일 트윗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무역 마찰로 인한) 비즈니스 손실을 벌충하기 위해 금리인하와 함께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이라며 “연준이 중국과 정면 대응하면 게임은 끝”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중국 경제 석학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면전을 재개한 데 이어 환율전쟁 카드까지 저울질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주장은 미국 언론에서도 제기됐다. 이날 투자매체 배런스는 대규모 관세에서 더 나아가 통화정책 수단을 무역전쟁에 동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대로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연준에 대한 백악관의 통화완화 압박이 한층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다시 고조된 무역전쟁 리스크가 환율전쟁, 혹은 자본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월가는 중국의 금리인하 여부를 주시하는 한편 위안화 평가절하가 간단치 않은 결정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가 통화 가치를 떨어뜨릴 경우 미국의 관세 충격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고, 수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수입 물가 상승을 포함한 후폭풍 역시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평가절하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금융시스템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환율전쟁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을 제시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불안감도 번지고 있다. 관세 인상에 이어 화웨이 보이콧까지 초강수를 두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환시장 구두 개입을 포함해 예기치 못한 행보를 취할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 역시 결사항전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잠재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조만간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발언에 이날 중국 외교부는 현 상태로 쟁점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블랙록의 니라지 세드 아시아 신용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위안화 절하는 분명 중국의 대응책 가운데 하나”라며 “꺼내 들기 어려운 카드에 해당하지만 이를 실제로 동원할 때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환율전쟁 움직임에 정면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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