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다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19일(현지시간) 이슬람 성지인 메카 지역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 두 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주도 걸프국 연합군의 대변인은 사우디 국영 매체 SPA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왕립방위군이 제다시와 타이프시 제한지역의 상공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포착한 뒤 처리했다고 알렸다. 제다시와 타이프시는 메카로부터 각각 70km, 50km 정도 떨어져 있다.
국영방송인 알 아라비야 TV는 목격자를 인용해 사우디 공군이 두 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했으며 그 중 하나가 메카로 향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예멘 수도 사나에 위치한 공장이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공습에 의해 피해를 입은 모습.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한편, 후티 반군은 메카 공격 혐의를 부인했다. 후티 반군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사우디 정부는 이같은 주장을 통해 우리 예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침략행위에 대해 지지를 모으려 한다"며 사우디 측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라마단 기간을 맞아 연례 성지 순례를 하기 위해 메카로 몰려든 이슬람교도는 200만명 이상이다. 공격이 실제로 이뤄졌다면 상당한 피해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6년, 2017년에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후티 반군이 메카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지만 후티 반군은 메카가 아닌 인근 공항을 노린 것이라고 대응한 바있다.
로이터통신은 미사일 공격 혐의가 이란과 걸프 연안국들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제기됐다고 전했다.
앞서 19일 후티 반군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SABA 통신을 통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300여개의 주요 군사 시설과 예멘 내 연합군을 대상으로 군사작전을 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우디는 지난주 아람코 소유의 석유 펌프장 두 곳이 폭발물을 실은 드론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후티 반군은 드론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
잇따른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공격에 대해 미국과 사우디 정부는 배후로 추정되는 이란에 대해 강경한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예멘 공식 정부의 복원을 주장하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지원을 받는 반면,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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