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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한화생명의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Liability Adequacy Test) 수치가 1년만에 추락했다. 시중금리가 낮아져 부채가 폭증했는데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탓이다. 이에 한화생명은 올해 많게는 1조원 가량 추가 자본확충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지난해 말 LAT잉여금비율은 1.77% 수준이다. 이는 삼성생명(9.07%), 교보생명(3.53%) 등 빅3 생명보험사는 물론, 업계 평균(13.99%)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LAT란 보험계약으로부터 발생할 미래 현금유입과 유출액을 현재 가치로 바꿔 책임준비금이 적정한 지를 따지는 제도다. LAT평가액은 시가평가 시 보험사의 부채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금융감독원은 현행 건전성 기준인 RBC(지급여력비율)를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건전성기준(K-ICS)을 작성중이다. LAT는 새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K-ICS를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제도다. ALT 결손이 발생해도 금감원이 이를 제재하진 않지만 LAT가 낮다는 것은 K-ICS 적용시 건전성이 떨어지는 걸 의미해 보험사들로선 LAT 잉여금을 필히 높여야 한다.
LAT잉여금비율은 보험부채 이상의 자본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가를 의미한다. LAT잉여금비율이 낮아지면 보험계약자가 일시 해지 등으로 보험금 지급을 요구할 때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떨어진다. 즉 건전성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한화생명 LAT잉여금비율이 이처럼 급감한 것은 시중금리 하락으로 보험부채는 커진 반면 순이익은 급감한 탓이다. 수입은 줄고 빚은 늘었다는 얘기다. 만약 시중금리가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이보다 더 낮아진다면 한화생명은 최소 5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의 추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야 한다.
한화생명은 2017년 4월 5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이에 LAT잉여금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4월에도 10억달러에 해당하는 외화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LAT를 높인 바 있다.
문제는 한화생명의 순익 급감이 구조적인 점이라는 것.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보험영업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즉 보험 가입 대상자가 줄어드는 반면 저금리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신종자본증권 발생 등 외부에서 자본을 조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에만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비용으로 200억원 가량이 든다”며 “이는 한화생명의 1분기 당기순이익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전했다. 이어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계상하지만 금융비용이 높은 대출의 일종”이라며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많아지면 그만큼 많은 이익을 금리비용으로 지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 수익성은 더 악화된다는 것을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생명은 지난 2017년 자산 100조 달성을 위해 저축성보험을 집중적으로 판매했다. 저축성보험은 수익성은 낮은 반면 책임준비금 리스크는 크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LAT잉여액 악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에 한화생명은 올해부터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체질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시장 포화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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