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이 유럽연합(EU)과는 아직 무역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22일(현지시각)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말했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8차 한-EU FTA 무역위원회'에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참석하고 있다. 2019.04.09 [사진=뉴스핌] |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파리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난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EU 쪽에서는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고, 그렇게 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국은 관세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말스트롬 위원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미국의 주요 포커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상반기 미국이 EU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국가안보를 내세워 높은 관세를 부과하자 EU도 이에 맞서 청바지, 오토바이, 오렌지 등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해 무역갈등이 고조됐다.
이후 작년 7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인하 협상을 벌이기로 했지만 이후 협상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말스트롬 위원은 “아직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가 없는 점을 감사히 여기지만, 유럽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 위협이라는 인식 자체에는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양측이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하면 신속하게 논의가 진행되겠지만, 농업 부문은 EU가 위임받은 협상 권한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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