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최근 '제2의 저축은행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한풀꺾여가고 있음에도 증권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비롯한 부동산투자를 급격하게 늘이고 있는 탓이다.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에게 경고 시그널을 주며 부동산 PF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대대적인 규제 점검을 선포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아직까지 염려할 만한 규모가 아니라고 자신만만해 한다. 특히 투자 자산에 대한 안정성을 강조하며 2011년 저축은행 사태와는 다르다고 일축한다. 이에 뉴스핌이 현재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부동산 투자위험 요인과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방안 등에 대해 살펴봤다.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부동산금융에 대한 금융당국의 우려가 지나치다는 입장이지만 증권사들 역시 우발채무 관련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투자 규모가 급격히 늘어간 해외부동산을 중심으로 포커스가 맞춰진 모양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국내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1월 리스크 관리부문을 한 단계 격상하면서 사업규모 확대와 함께 내부 리스크 관리에도 꾸준히 신경을 썼다. 투자심사본부를 기업금융심사본부와 대체투자심사본부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투자 리스크 관리를 위한 위험 대비 수익 지표를 도입했다. 그 결과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 가운데 하나인 우발부채 비율을 37.9%로 낮춰 업계 평균인 63.7%를 크게 밑돌고 있다.
최근 해외부동산 투자를 크게 확대한 NH투자증권은 대규모 투자금융(IB)딜에 대한 사전검토 수행 및 리스크 관리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신용관리준칙에 따라 국내외 모든 거래를 심사하는 한편 해외부동산의 경우 미매각 자산 최소화 및 미매각 물량에 대한 적극적인 세일즈에 나서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부동산PF 비중이 가장 높은 메리츠종금증권은 딜 참여 이전부터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물량을 선별한다.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거래 검토회의’에서 꼼꼼하게 리스크를 체크해 채무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한편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상당히 보수적으로 책정하는 등 대출 규모에 비해 실질 우발채무 비중은 크게 낮은 편이다.
발행어음 1호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소싱부터 매입자 선정까지 상품 구성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해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특히 딜 규모가 큰 해외부동산 거래시 재무적투자자(FI)가 필요할 경우 미리 모집하고 펀드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아 미매각 사례가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올해부턴 리스크 조직에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대체투자 비중 확대와 함께 리스크 관리부문 재정비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최근 부동산신탁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대신증권은 메리츠종금증권 출신 리스크 관리 전문가를 영입했다. 지난 달 리스크관리본부장으로 신규 선임된 길기모 대신증권 위험관리책임자(CRO)는 부동산금융 관련 리스크 관리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많은 경험을 반복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방식도 크게 발전해왔다”며 “시장 상황과 재무 건전성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