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무슨 업종일까. 바이오? 아니다. '유통'업종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라젠, 헬릭스미스는 '기타서비스'업종에서 찾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지원 의지를 밝힐 만큼 범국가적으로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주식시장에서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산업별 지수 분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KRX)가 지수 분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코스닥 산업별지수'에서는 코스닥 업종을 건설, 제조, 금융 등 총 34개 산업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KRX 코스닥 산업별지수'는 개별종목을 산업별로 나누어 지수의 성과를 파악함으로써, 우리나라 산업의 흐름을 파악하는 가장 공신력 있는 투자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전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ST)의 업종시세는 ‘KRX 코스닥 산업별지수’를 토대로 나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거래소의 산업별 지수 분류는 최근 시장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바이오회사 대부분 ‘기타서비스’로 분류하고 있다. '기타서비스'에는 제약·바이오기업뿐만 아니라 여행사, 교육 서비스기업, 폐기물 처리업체 등 다양한 업종이 함께 들어가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통계청의 표준산업분류에 따라 정하는 것이며, 통계청에서 표준산업분류를 변경하지 않는 한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바꿀 수 없다”며 “표준산업분류표에서 연구개발(R&D)이 중심인 바이오기업이 서비스업체, 의약품에 들어가려면 의약품 제조가 주요 사업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올릭스, 신라젠, 제넥신, 헬릭스미스, 크리스탈(크리스탈지노믹스), 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랩지노믹스,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셀리버리, 셀리드, 바이오리더스, 마크로젠 등 바이오기업들이 표준산업분류표에서 ‘연구개발업’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기타서비스’로 분류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올릭스’와 비슷한 플랫폼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바이오기업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 앨라일람 파마슈티컬스, 사렙타 테라퓨틱스는 나스닥시장에서 ‘헬스케어’ 섹터에 들어가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코스닥 시장은 바이오기업들에 좌지우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호재와 악재에 따라 바이오주가 동반 급등락하면 코스닥 전체가 들썩이는데, 이같은 흐름이 잘 반영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통업’으로 분류돼 있다. 유통업종에는 주로 식자재 도매 및 납품 기업, 가구점, 백화점, 프렌차이즈 등이 포진해 있다. 그러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증권사 리포트는 제약·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작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바이오주로 구분하고 있는 셈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램시마, 허쥬마, 트룩시마 등 모회사 셀트리온이 제조·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독점 판매권을 통해 매출이 발생한다. 셀트리온이 생산한 제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넘겨받아 전 세계 제약사와 대형 병원에 유통하는 구조다.
증권사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는 “KRX헬스케어 지수가 있지만 기업이 몇 개 들어가 있지 않다. 전체 바이오 시장을 대변할 수는 없다”며 “결국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 및 벤처캐피탈 등 투자업계는 각자 본인만의 방식으로 바이오 기업을 분류해 통계를 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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